초 혼 (招 魂)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우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그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시인 김소월(1902-1934):본명 정식. 평북 정주 출생. 오산학교를 거쳐 배재고보 졸업.
도쿄 상대 입학시험 실패. 수개월을 체류하다 귀국.
김억의 주선으로 진달래 꽃, 님의 노래가 "개벽"지에 발표되어 천재성을 보였다.
소학교 교사, 신문사 지국장등을 지냈고, 사업도 잠시 했음.
33세의 젊은 나이로 음독 자살. 시집에(진달래 꽃)(소월시초)단편으로(함박눈)등이 있다.
서울 남산에 시비가 있다. 초혼은 죽은 이의 혼을 부르는 노래. 가버린 사랑의 비애, 다시 못 올
사랑에 대한 통한이 절실히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