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百里香의 전설
茶 한잔 여유 2004/06/30 13:52   http://blog.azoomma.com/esook1143/141150

-백리향-

 

바닷가의 깎아지른 절벽에서 그 작은 나무는 살고 있었다.

터가 바위절벽인지라 그 작은 나무로서는 뿌리도 편히 뻗지 못하고, 먹을 것도

궁색하기만 한 고통스러운 삶이 었다.

그런데도 해마다 6월이 오면 그 나무는 찬란한 분홍꽃을 피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오직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를 바라보면서 먼지 하나 없는 바람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꽃 향기가 그렇게 짙을 수가 없었다.

어느 땐가 범상하게 생긴 나비가 날아와서 그 작은 나무 한테 말했다.

"당신의 꽃향기가 백 리 밖에까지 흐르고 있어요."

작은 나무가 대꾸했다.

"향기가 멀리 가면 무엇하는가? 의미가 있어야지."

나비가 떠나면서 말했다.

"의미 있는 일이 있을 테니 두고 봐요."

어느날,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 닥쳤다. 안개 또한 일어서 바다를 가득 메웠다.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있던 사람들이 육지를 알아 볼 수 없어 표류하고 있었다.

이때 누군가가 말했다.

"저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향기가 있다."

향기를 좇아 배를 저어온 사람들은 마침내 벗겨지기 시작하는 안개 사이로 드러나는

절벽의 꽃나무를 보았다.

나이 많은 사람이 말했다.

"저 꽃나무를 섬백리향이라고 부르기로 하세."

 

정채봉님의 -섬에서 백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