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 투쟁의 詩.
또는 겨울 나무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나는 많이도 울어야 했습니다.
바람 소리마저 야위는
생의 골짜기에 남몰래 엎드려
동굴처럼 숨어 울어야 했습니다.
눈물이 눈물을 지우는 날 속에
눈물이 마르면 웃음으로 울어야 했습니다.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나 아닌 나와의 싸움에서
쉬임없이 허물어질 때마다
내가 내가 아니라고 도리질하며
깊은 밤 속으로 허물어져야 했습니다.
그렇게 숱한 날을 사나운 들짐승의 모습으로
결코 나는 무너질 수 없다고 울부짖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울음을 지우렵니다.
비바람 눈보라가 날을 세워도
고독을 친구 삼아
겨울 벌판에 홀로 버티고 서서,
내 자신과의 이 처절한 숙명적 투쟁에서
나의 어둠이 어둠 속으로 무너질 때까지 싸우렵니다.
이제는 고독마저 잃어버린 사람이 되어
오늘 나의 이 죽음 같은 겨울을 죽음같이 이기렵니다.
마침내 나의 봄을 겨울 나무의 노래로 뜨겁게 맞으렵니다.
삶, 그 투쟁에 대한 명상
그대는 강물같이 흘러라. 강물은 스스로 물길을 내며 흐른다. 물길은 막히기도 한다. 거칠게 흐르기도 한다. 강물은 샛길에서 시작되어 강이 되어 흐르고, 마침내 흘러 바다가 된다.
시인: 박렬은
충남 부여 출생. 미 콜롬비아주립대, 성균관대학원 졸업.
그의 시 속에는 따스함이 있습니다.
사랑을 그리워하는 맑음이 있습니다.
정원을 가꾸듯 아름다운 언어들로 투명한
시를 쓰는 작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