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로 잡은 詩.
茶 한잔 여유 2004/04/29 00:45   http://blog.azoomma.com/esook1143/126831

행복

                                                        詩.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 각지 한 가지씩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다정하고 즐거운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열렬한 진분홍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 하였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