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 고독의 詩
또는 들꽃
시:박렬
오늘도 아무도 벗해 주지 않는 세상
오기를 부리듯 살았습니다
바람 만이 쉬임없이 문을 흔드는
비좁은 내 생의 뜰에는
어둠만이 반가운 친구 입니다.
그대 안의 꽃 향기가 되지도 못하고
버려진 숙명처럼 피었다가
어느 한 날 숨죽이며 져 가야 합니다
눈 감으면 내 사랑이 보이는데
눈 뜨면 황급히 사라지는 발자국 소리
누군가를 기다리며 산다는 것은
이렇게 꿈마저 야위어 가는 일인가요
빗줄기 뜰을 채우는 날이면
고독의 그늘 속에 꽁꽁 숨어
깊은 밤 속으로 한없이 허물어져 갑니다.
오, 나 하나의 사랑은
언제까지나 이렇게 외로워야 하는가요
나 그대의 영원한 들꽃 향기로 살고 싶은데
오늘도 아무도 벗해 주지 않는 세상에서
나는 자존심을 부리듯 타인처럼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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