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로 잡은 시.
茶 한잔 여유 2004/01/17 01:22   http://blog.azoomma.com/esook1143/113396

기다림의 시.

    또는 그대 생각하면 그대 더욱 그리워져

                                                    시: 박렬

 

그리운 사람은 그리워하다 슬퍼질지라도

그리운 사람은 그리워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리움은 오고 가는 것, 기다림은 가고 오는 것

기다림이 떠나는 발자국 소리 하나가

오늘도 나의 가슴을 많이 아프게 합니다

인생이란 따지고 보면 기다림의 시간

속절없는 기다림의 연속인가 봅니다.

 

그대 그리워 나도 몰래 길을 나설 때면

먼 옛날에도 나는 이 길을 걸었답니다

그때의 이 길은 꽃들이 다투어 피던 길

이 길을 나는 추억과 얘기하며 걷고 있습니다

지금 꽃들은 다투어 지고 당신의 사랑 또한

내 기억 속에 시들어 가는 한 송이 서글픈 꽃입니다.

 

그대는 언제 오렵니까.

내 마음 둘 곳 없어 내 사랑 쉴 곳 없어

기다리며 그렇게 기다리며 보내는 또 하루

이제는 올 때가 됐건만, 이제는 함께 갈 때가 됐건만

그대 그리움에 나의 슬픔이 눈부신 날에는

내 마음 구석진 뜰에 단풍만 깊이 듭니다.

 

이제 당신에게 지친 내 사랑은 비극의 무대

내가 나를 버려도 나를 잊을 수 없습니다

허나 그대 안에 결코 내 사랑 죽일 수는 없답니다

결코 그대 사랑에 돌을 던질 수는 없습니다

그럴 때면 남은 이야기 하나 나의 소망은 너무 무거워

세월은 그대 추억을 데리고 내게서 황급히 사라져 가고

안으로 담는 끝없는 바람 하나 더욱 그대를 소망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