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쓰는 겨울 편지.
사색하는 시간 2003/12/09 15:11   http://blog.azoomma.com/esook1143/108783

어제는 첫눈이 내렸단다. 첫눈치고는 제법 많은 양이었단다. 그곳에있는 너는 별로 눈구경을 못하겠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까지 들더구나. 첫눈이 내린 길을 잘 밟고 지나는 동안 네 생각을 했어. 그립다. 잘 지내고 있니? 린이도 잘 크고? 오랜만에 네게 쓰는 편지라 어색하고 글이 잘 풀려 줄까모르겠다. 나는 그냥 그냥 별탈없이 지낸단다. 항상 내 걱정하느라 밤잠까지 설치는 네 생각을 하면 괜스레 코끝이 찡해오고, 가슴까지 멍멍해 온단다. 멀리 신접을 풀러 가는 내 손을 따뜻하게 잡던, 네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그렇게 멀리 시집을 가야겠냐? 여기도 적당한 놈들 많은데.." 하면서 내 웨딩드레스를 잡아 주던 너의 근심스런 얼굴을 어찌 잊겠냐? 네 걱정과는 달리 나는 이곳에서 잘 지낸단다. 요즘은 동네 아주머니들과도 친하게 잘 지내.

이쁜지니. 날씨가 제법 겨울티를 내는 구나. 따뜻하게 입고 다니렴. 너는 그냥 서 있어도 날아갈 것 같은데 웬만하면 다니지 말고 집에서 지내도록해. 넌 추위도 많이 타잖아. 린이도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내가 항상 네 생각하는 것도 아울러 잊지마. 넌 언제나 내게 아군이었고, 또 날카로운 조언자였음을 전한다. 네가 없었다면.. 아마 지금 나도 없었을거야. 우리가 함께 했던 많은 날들을 기억하면 아무리 힘든일도 거든하게 해낼수 있을거야. 행복했던 시간을 가진 우리는 억만금을 가진 사람들 보다 행복할 수 있어. 나는 믿어.

첫눈을 기대했던 많은 연인들과,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과, 사랑을 잃은 사람들과, 그리고 너와 더불어 겨울을 나고 싶어. 널 향한 내 마음이 네게 전해 질 수 있을거라 믿어. 그리고 넌 뭐든 잘 할거야.

진아, 늘 행복하고 기쁜일만 있길 바래.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무소에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럼 또 쓸께. BB2s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