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한편
茶 한잔 여유 2003/12/02 15:03   http://blog.azoomma.com/esook1143/107942

눈오는 날엔

                                                                  서정윤

어디 다른 길이 보일 지라도

스스로의 표정을 고집함은

그리 오래지 않은 나의 삶을

보다(나)답게 살고 싶음이고

 

마지막에 한번쯤 돌아보고 싶음이다.

내가 용납할 수 없는 그 누구도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갈 것이고

나에게 (나)이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부담스러운 것 만큼

그도 나를 아쉬워할 것이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지 않으며 살아야 하고

분노하여야 할 것은 눈물로 흥분하여야겠지만

나조차 용서할 수 없는 알량한

양면성이 더욱 비참해 진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나)조차

허상일 수 있고

눈물로 녹아 없어 질수 있는

진실일 수 있다.

누구나 쓰고 있는 자신의 탈을

깨뜨릴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서서히 깨달아 갈 즈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볼 뿐이다.

 

 

하늘 가득 흩어지는 얼굴

눈이 내리면 만나 보리라

마지막을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용기와

웃으며 이길 수 있는 가슴 아픔을

품고 사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라. 눈 오는 날엔

헤어짐도 만남처럼 가상이라면

내 속의 그 누구라도 불러 보고 싶다.

눈이 내리면 만나 보리라.

눈이 그치면,

눈이 그치면 만나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