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날엔
서정윤
어디 다른 길이 보일 지라도
스스로의 표정을 고집함은
그리 오래지 않은 나의 삶을
보다(나)답게 살고 싶음이고
마지막에 한번쯤 돌아보고 싶음이다.
내가 용납할 수 없는 그 누구도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갈 것이고
나에게 (나)이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부담스러운 것 만큼
그도 나를 아쉬워할 것이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지 않으며 살아야 하고
분노하여야 할 것은 눈물로 흥분하여야겠지만
나조차 용서할 수 없는 알량한
양면성이 더욱 비참해 진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나)조차
허상일 수 있고
눈물로 녹아 없어 질수 있는
진실일 수 있다.
누구나 쓰고 있는 자신의 탈을
깨뜨릴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서서히 깨달아 갈 즈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볼 뿐이다.
하늘 가득 흩어지는 얼굴
눈이 내리면 만나 보리라
마지막을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용기와
웃으며 이길 수 있는 가슴 아픔을
품고 사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라. 눈 오는 날엔
헤어짐도 만남처럼 가상이라면
내 속의 그 누구라도 불러 보고 싶다.
눈이 내리면 만나 보리라.
눈이 그치면,
눈이 그치면 만나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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