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년 정월 음력 초 닷새날.....
갑신년 새해에 바쁘던 일상들이 그저 그렇게
무기력 하게만 지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들은 세월가는 것이 서럽고. 쏜 살 같다는 말을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서러운 것은 모르겠는데 쏜살 같다는 말은
실감합니다.
세월이 벌써 나를 사십에 가까운 중년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꽃다운 처녀시절에 연애다운 연애 한 번 못해보고 어처구니 없이결혼이라는 것을 덜컥 해버린뒤 메마른 가슴을 끌어 안고 살았습니다...
쓸쓸한 겨울 벌판에 휑하니 이는 바람처럼.
이제는 가슴에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남편이 되면 좋겠지만... 그가 아닐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남편이길 간절히 바래는 맘이지요.....
세월의 흔적에 녹아 내리는 남편은 애틋한 사랑보다는 풋풋하고 넉넉한 정으로 다가오지요...
애틋한 사랑이라면 일상을 영위 할 수가 있을까요?
사소한 일에 질투해야 하고 사소한 것에 오해를 사며 사소한 일에 시기심으로 일관되는 그런 사랑이라면 세상에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더늦기 전에 나는 여자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을 원하는 ... 사랑을 할 수 있는 그런 여자가 되고 싶습니다...
홀로 기차에서 달랑 가방하나 들고 내릴때 서럽고 가엾은 눈길을 받는 그런 아줌마가 아닌
그래도 한 번 쯤은 돌아 보고 싶은 그런 여자이고 싶습니다...
사랑을 그리는 사랑을 하고 싶은 마음으로 갑신년을 살아 가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