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혼 일기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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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3월 5일
지금 라디오에서는 윤형주의 음악 앨범이 나오고 있다.
밖에서는 세탁기가 돌아가고 나는 이렇게 누워 있다.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때 내안에서 나와 남편의 소중한 사랑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기뻤다.
도저히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이제 6개월이 지나면 난 엄마가 된다.
소중한 내 아이의 엄마!
소중한 내 남편의 아내!
내게 맡겨지는 임무는 모두 소중한 것 뿐이네....
시어머님과의. 시집 식구들과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마찰만 피할 수 있다면
행복할텐데........
난.
앞날을 생각할때마다 한 숨이 쉬어진다.....
열심히 생활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머리속에 있는데....
그게 그렁게 뜻대로 되어 주지가 않는다..
아이가 자라면서부터는 모든게 귀찮아 진다..
자꾸 푹푹 퍼지게 된다... 많이 ........... 아주 많이.
때로는 시어머니께서 밥을 좀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데.........
하지만 그바램은 언제나 허사다....이제 마흔을 넘긴지 얼마 안되는 연세.... 얼마든지 살림
을 하실 수 있는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늘상 하시는 잔소리....어쩌다 외출이라도 한 번 하게 되면 난 오만 아양을 다 떨어야 하고
어머닌 오만 인상을 다 쓰신다....
2004년 2월 27일
지금 보면 제가 아주 철없는 그 시절에 이렇게 나쁘게만 묘사된 시어머님은 요즘은 제가 없으면 밥 한 끼도 해결을 잘 못하시지요... 그때는 시어머니의 그런 점들이 참으로 불편하기만 했는데 세월이 이만큼 흐르고 나니 이제는 저 스스로가 시어머님이 측은해 지곤 합니다... 그만큼 제가 세월을 거스르지 않고 바르게 따라 달려 왔다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여전히 시어머니가 축은하기는 해도 아주 완전히 친정 어머니와 같지는 않지만 이제는 같은 여자의 길을 한 곳으로 보게 됩니다.... 세월이 약이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실감하며 살고 있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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