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초하루,, 민족 고유의 명절을 우리집은 혼비백산한 날이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세배와 차례를 마치고 이웃에 계시는 시외할머님께 세배를 드리기 위하여 떡국을 끓여서 손에 받쳐 들고 외갓집에 다녀왔습니다.
시외숙모님께서 병원 식당에 근무하시는 관계로 외갓집에서는 손님 접대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지요..해서 저는 우리 집으로 모두 내려 오시라 하고 먼저 왔습니다..
잠시후 큰외삼촌, 작은 외삼촌 내외 분, 외할머니, 시누들...
모두 내려 오셔서 전국민의 오락을 시작하시더군요..
시어머님, 남편, 시동생 셋. 외갓집 식구들, 두팀으로 나뉘어서 하시더라구요.
어른들 모두 담배를 아주 즐기시는 분들이세요. 평소 저와 제 아이들은 담배 연기에 아주 민감한 반응을 하는데 설날만큼음 그럴수가 없더라구요. 아이들은 아예 방에서 나오지도 않구요. 주방에서 심부름 하랴 오락 뒷 전에서 금전회수하랴 바쁜 저는 담배연기를 싫다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돈 놓고 돈 먹기인 오락이라 시간이 갈 수록 돈을 잃는 분이 계시겠지요?
제일 먼저 돈을 많이 잃으신 시외할머님이 속이 타시는지 줄 담배를 태우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외할머니께서 담배를 끄고 나시자 큰 외삼촌께서 바로 담배를 피우시더라구요.
그리고 그냥 우리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모두 오락에 열중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후에 우리 큰아들이 방문을 열고 "엄마 뭐 타는 냄새가 나는데요?" 하길래 온 집을 다 뒤져 보았지만 우리집에서는 아무것도 타는게 없었습니다. 그러니 모두 아무 이상없다고 다시 오락을 하였지요..
저는 가스렌지며.베란다며 다시 다 돌아 보았지만 역시 없었습니다..
그런데 냄새는 점점 더 강하게 나는 것이었어요.무슨 헝겊타는 냄새가 아주 역겹도록 나요..
우리집에서는 모두들 "또 누구 집에서 뭐 다태우나보다" 하고 웃고만 있었지요...
바로 그때 우리 둘째가 화장실 간다고 화장실 문을 열었습니다..
그 순간에 우리집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기절, 아니 놀라서 이리저리 뛰고 야단났습니다...
세상에 문이 열리자 그 안에서 쏟아져 나온 연기가 온 거실을 뒤 덮었습니다.
남편이 보일러실에 있던 소화기를 가져와서 보이지도 않는 불을 향하여 마구 뿌리고 ......
아무튼 그 상황은 정말로 하늘이 노래지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사태가 조금 진전이 된뒤에 ,연기가 빠진고 난 뒤에 정황을 살펴 보니 참으로 어이없는 실수가 일을 이렇게 만들었더라구요.
외할머니께서 담배를 끄시고 오락을 하시는 그때 하필이면 담배 불이 제대로 꺼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필이면 그 재떨이를 큰외삼촌께서 화장실 휴지통에 부었던거예요.
그리고 화장실 문을 닿아 놓았으니 사태가 그리 위험하게 된것이지요.
서로 내 잘못이 아니라고 떠들썩 하고 암튼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흐른뒤에 외할머니 하시는 말씀이 올 해 "너들은 부자 되겠다. 정월 초하룻날에 집에서 불났으니..." 네! 할머니 우리 부자 될꺼예요...
" 우리 집에서 일어날 올해의 액운을 오늘 이 불로서 모두 액땜했다고 생각하죠 뭐..."
웃음으로 마무리 짓고 넘어 갔지만 참으로 위험하고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지요?
갑신년에는 담배 피우시는 분들 꺼진 담배 잿불도 다시 확인하시는 습관을 들입시다....
올 해 우리 집은 아주 큰 부자가 될 것이예요.......
위에 글이 아름다운 세상에 채택된 사연입니다...
액땜이라는 것 ! 글쎄요.. 암튼 정초에 집에서 불이 나니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불난 집은 잘 된다고 하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