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국지를 한번 읽고나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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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내가 읽은것이 언제적이었드라. 어릴적 인형극으로 하는 삼국지를 보고...어린이삼국지라는 요약본을 한번 보고나서는 처음인듯하다.
평소에도 황석영의 글을 좋아하는 편이고 남자라면 태어나서 삼국지를 일곱번은 읽어야 한다고 해서..꼬옥 남자만 일곱번 읽으라는 법이 있는것도 아니니...이참에 한번 일곱번에 도전을 해보자 하여 책을 샀다. 그리고 한번씩 읽을때마다 독후감을 쓰자 하고 마음을 다졌다 일곱번 읽으라는 말인즉슨...읽을때마다 느끼는것이 다르고 깨닫는바가 다르고 볼때마다 새롭게 태어난다 그런뜻일테니 말이다.
그런데....... 겨우 한번 읽고 난 소감은 그렇다.
하루를 꼬박 말을 달려도 평야밖에 보이지 않는 혹은 하루를 꼬박 말을 달려도 험준한 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광활한 대륙을 느끼게 될줄 알았는데 내가 느낀것은 뜻밖이다.
여러사람의 평론을 읽어보니...진정한 남자들의 세계라느니...영웅천하라고 하는가 하면 대륙의 웅장함이 느껴진다고 극찬의 극찬이더구만.
내가 느낀거라곤 삼국지의 진짜 주인공은 유비도 관우도 장비도 아니고 조조도 아닌 재갈공명이구나 하는것이고 또한 허무하게도 내가 느낀것은...사람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타고난것이 뛰어나야만 빛을 볼수 있겠구나 하는것이다.
재갈공명은 노력한것도 없는데 타고난것이 세상을 훤히 궤뚫어 보게끔...우주의 진리를 알게끔 타고났다는것이...심히 불쾌하다고 할까 에디슨은 99%의 노력과 1%의 영감이라고 했건만....그래서 조금이나마 희망이 있었는데 나도 노력하면 되겠지...나도 정진하면 이룰수 잇겠지 했건만.... 재갈공명은 타고날때 우주의 이치를 다 알고 태어나고...비 바람도 다스릴수가 있다니... 아무리 역사를 과장하여 만든 소설이라고는 하지만...심히 맘이 불쾌해진다.
그렇게 만물의 이치를 다 알고 태어난 사람도 죽을땐 그저 크게 놀라 병을 얻어죽는다 하고...조조같은 사람도 그저...황망하게 죽는것뿐이고...그렇게 삼국을 나눠가지며 중국을 호령했던 영웅적인 사람들의 자손들은 왜 그리 다들 소심하고 그릇이 작은지...
그래서 결국엔 역사책의 끄트머리에 나오는 사마씨가 중국을 통일한다는것을 읽고나니 ...아~`죽쒀서 개준다더니...이런 때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지금 고작 한번을 읽고나서 이런 말도 안되는...생각만 드는것은 책을 잘못 이해했거나 책을 아무 생각없이 정말 문자 그대로 읽어서거나 하겠지만....
기대를 잔뜩하고 읽은것치고는 정말....그렇다.
호연지기를 기르고...마음을 호탕하게 하여 진취적인 기상을 살리기는 커녕 그런 잘난사람도 저리 죽을땐 허망하게 죽으니...잘나면 뭐하고...못나면 뭐하리 하는 책을 읽은 의도와는 정 반대되는 심정이 생긴다.
내 자신도 참 의외다....
다시 한번을 더 읽으면....호탕하고 영웅천하인 그런 광대한 역사서를 보게되는것일까?
기운차고...생명력이 감도는 그런 살아있는 여웅들을 만날수 있을까?
그래...다시 한번 읽어보는것이야...일곱번을 읽어야 진정한 멋을 안다고 하였으니...
고작 한번 읽고나서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는 무식함을 내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정진하여 다시 한번 읽어보련다.
일곱번을 읽어도 정녕 느끼는게 없으면.어떻게 하지? ................ 그땐 타고난 아둔함을 탓해야할지도 모르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