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어조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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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앞은 할머니들이 좌판을 벌여서 이것 저것 봄푸성귀며...잡곡이며 줄줄이 빨간 다라이에 들려나온다. 줄곧 거기서 이것 저것 천원어치를 사다 저녁찬거리로 한끼니씩을 해먹었는데 언제부턴가...기본이 이천원어치가 되어버렷다. 시금치도 천원어치면 조금 더 얹어 준다고 해도 정말 한끼 꼭 먹을정도밖에 되질 않으니 이천원어치를 사다가 해놓고 담날 아침까지 먹는걸로 방향을 바꾸어야지 할수 없게 되었다.
어제 고등어생물 한손을 샀다... 4,000원이나 한다.무도 중간짜리 한넘 사고 대파도 야무진넘으로 골라서 바구니에 넣고 양파도 한망 샀다. 어쩜 주머니에서 돈 떨어지면 기본적인 양념꺼리조차도 똑 떨어지는지 모르겠다
무는 큼직하게 나박나박 설고 대파는 숭숭 썰고 양파도 대충 썰어서 양념장에 버무려두었다. 마늘도 다지고 매운풋고추도 서너게 송송 설어서 양념장에 합류시키고 먼저 무부터 양념에 물을 들인다. 그 위에 고등어 한손을 얻고....또 양념장을 얹어준다 물도 조금 자작하게 부어서 센불도 후루룩...한소끔 끓인다 후루룩...끓으면 불을 줄여서 자작자작....자글자글...하게 끓도록 내버려둔다 무가 푸욱...물러서 빨갛다못해 투명하게되면...그것이 정말 다 된거다
중간중간 뚜겅을 열고 무에서 흘러나온 양념...양파에서 스며나온 단물...고기에 끼얹어주면 더 맛나다.
아휴.....맛나겠다.메운고추 넣어서 더 매콤하고 생선비린내도 없다 마늘도 많이 넣어주면 더 맛나다.
익은김치 큼직하게 썰어놓고 큰 그릇에 고등어지짐 놓고 시금치 조금 무치고...ㅎㅎㅎ ...아휴 맛나겠다. 하고 나니 우리 공주 먹을것이 없네그랴....
얼른 달걀두어개 깨서 소금.마늘.달걀만큼의 물을 넣고서 저어 저어서 눈썹휘날리게 달걀찜을 했다.
뜨근뜨근 보라색콩밥에 멸치볶음이...익은김치....고등어지짐....달걀찜....
이만하면 진수성찬이지....아들래미 고등어지짐의 무가 맛나다고 밥 한숟가락 가득이 얹고 크디큰 무를 얹어 꿀덕꿀덕... 울 공주는 고등어에다가 달걀찜에다가 밥 한공기 뚝딱....
이러고 앉아있으니 비록 빚에 쪼들리고 있는 처지라도 행복해진다... 감기치레한번 안하고 자라주는 내 새끼들 이뻐죽겠다.
애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힘들어도 걱정이 덜 될텐데....하다가도 애들이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살까 하는 생각도 한다.
고등어조림 한그릇에 행복한 우리 가족....
이런 소소한 기쁨을 주는 아이들이 있으니 힘내야지...암...고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