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세닥이와함께

어느 샴푸광고 카피 중에 이런 말이 있더라구요. “샴푸로 될까 했는데, 되더라구요...” 그걸 보고 제가 바꿨습니다. 이렇게요..“샴푸로도 되고 치약으로도 되더라구요..” 치약이 다 똑같지...값싼게 제일이지...십 몇년간의 고집을 단박에 거두고 닥터 세닥만을 고집하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칠년전 그해 전 아들아이를 낳고 돌봐주시는 이 없이 낑낑대며 산후조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해 돌아온 후 일주일쯤이 지났을까? 밤새 이가 아파 잠을 이루지 못하다 아침 해가 떠오르자마자 동네를 뛰어다니며 일찌감치 문을 연 약국을 찾았지요. 증상을 이야기 하고 약을 주십사 했더니, 아무래도 제 몰골이 평범해 보이지가 않은지 약사님 물으시더라구요. “혹시 임신하셨습니까?” 그러면서요. 전 아픈 것이 너무나 급하여 손사래를 치며 임신하지 않았으니 안심하고 어서 약이나 달라며 재촉을 했지요. 하루분의 약을 먹으며 증상이 가라 앉기를 바랐으나 기대와는 달리 다음날이 되어도 아픔은 그대로였습니다. 안돼겠다 싶어 출근하려는 남편을 붙잡고 한두시간만 아이를 봐달라 부탁한 후 치과를 찾았습니다. 갓난아기를 데리고 병원을 갈 수는 없었거든요.

29년만에 처음 찾은 치과...난생처음 왔다는 저의 말에 간호사님도 의사님도 모두 웃으시더군요. 태고난 이가 튼튼해서인지 아니면 무관심해서인지 한번 들여다 보자시며 입벌리기를 재촉하는 의사님...이십여분쯤의 아프고 고통스러운 치료가 끝이 났을까요? 한웅큼의 피고름을 뱉어내는 저에게 의사 선생님께서 그러시더라구요. 지금 이상태로 두면 김민정씨는 사십 전에 틀니를 해야 합니다. 잇몸도 무르고 이도 결코 건강한 상태가 아닙니다. 아시겠어요?

협박 같기도 하고 진짜 큰일일 것 같기도 한 ‘사십전의 틀니’라는그 말이 계속 귓가를 웅웅거리며 맴돌았지만, 아이 낳은지 한달도 안돼는 나의 처지를 병원에서 알 리가 없으니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일 거다...지레짐작으로 걱정을 묻었습니다. (왜 아이 낳고나면, 몸이 어디 한군데 온전한 곳이 없잖아요...잇몸만 무르겠어요. 뼈마디는 또 얼마나 아프고 쑤시냔 말이죠...)그저 내가 오늘 급해서 치과를 갔다만, 흥, 29년을 안가고도 무탈하게 잘 살았는데 사십도 되기 전에 틀니를 한다고? 악담을 해도 유분수지...순전히 병원 좋은 일만 시키려고...어림도 없네요...의사 아저씨...생각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원문을 나섰습니다. 당장 아파 못살겠던 잇몸질환 치료는 무사히 끝마친 후였거든요. 풍치라고, 잇몸안에 고름이 가득 들었다 그러더라구요. 그날 후로 전 또 아이들 데리고 남편과 함께 사느라 그날의 일은 까맣게 잊어버리고야 말았습니다. 딱딱하고 시그러운 것 그리고 아주아주 차가운 물은 마시지 못했지만, 썩 그렇게 걱정스럽거나 그렇진 않더라구요.

그러던 언제부터인가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하는 것이...꼭 날씨가 궂어 비가 오려거나 아니면 제 몸이 좋질 않아 감기나 몸살기운이 들라치면 지글지글 먼저 아프기 시작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잇몸과 이가 아니겠습니까?

간지럽기도하고 아프기도 하고, 내내 개운하지가 않는 것이었지요? 양치를 하면 벌건 피가 섞여 나온지는 이미 오래였구요. 물론 양치 후의 뽀드득 개운함을 느끼지 못한지도 한참이 되어 있었고, 비극적인 건 입냄새가 그렇게 심하게 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어떤 날엔 양치를 하루에 다섯 번쯤 하구요...틈나면 하고 생각나면 하고...칫솔에 부딪혀 이 와 이 사이엔 벌건 피들만 고여 있고 참...많이 아프더군요. 그리고 또 한가지 잇몸의 크기가 점점 줄어 들더라구요. 무슨 말인가 싶으시죠? 잇몸들이 아래로 아래로 자꾸만 줄어들어 치조골이라 하는 것이 형태가 자꾸만 제 눈에 보여지는 기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미 그땐 출퇴근을 할 때라 자유롭게 시간을 내어 병원을 갈 수도 없고, 또 병원을 가자니 잔뜩 겁만 나더군요. 처음 치료하던 그 날의 엄청난 아픔이 새록새록 머릿속에서 살아나질 않겠습니까?

그래서 여기저기 쑤셔다니며 정보를 구걸하다 보니 친정 어머니 말씀에

“니가 여름 아~를 둘이나 낳고 조리도 못하고 찬 것 딱딱한 것을 막 무~서 안그렀나...나도 하도 이가 아파 약국에 가서 물어봤더니 약을 주더라. 니도 그 약을 사무바라...”

그래서 어머니 말씀하시는 잇몸 질환제를 사다 복용을 했습니다. 심하게 아프면 한번에 두 알씩 하루 세 번, 평소에는 한 번에 한 알씩 하루 세 번을 먹는 그 약을 삼일쯤 먹고 났을 때부턴 신기하게도 잇몸이 지글거리지가 않더라구요.

아프지도 않구요. 입안이 너무 편하지가 않아서 일하는 중간중간 나도 모르게 이를 앙다물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곤 했었는데, 그러면 이가 또 얼마나 아프고 뻐근한지 모른답니다. 그런데 그 증상이 없어진 거에요. 어찌나 좋던지요. 이젠 살았구나 싶어 그 약을 장기복용을 할 것이라 마음을 먹었었는데, 참...하늘도 무심하시지 그 약을 먹기 시작한 이후로 도대체 화장실에 가면 볼 일을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저, 참 한심하지요?)

저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 약 속에 그런 성분이 들어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보통이 아닌 변비에 시달려야 하는 고통 또한 함부로 대할 것이 못되더군요. 변비냐 잇몸 치료냐? 양손에 들고 아무리 저울질을 해봐도 제겐 두 가지 모두 중요하고 또 중요한지라 명확한 답을 내릴 수가 없었지요.

그러다 약 먹기를 포기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땐 이미 잇몸이 아프지도 않은 것이 까짓것 참아보지 뭐...어리석은 용기가 용솟음 치더라구요.

모든게 그러하듯이 가까이 있을 땐 그것의 고마움을 모르는 법이잖아요.

꼭 지난 후에야 그것의 소중함 귀중함 고마움을 알고 눈물을 떨구는 일이 종종 일어나곤 하잖아요..저도 그때 그랬거든요.

약을 안먹고 예전보다 더 양치질을 빡빡 해가며 살아보지 뭐...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약먹기를 중단하고 변비의 고통에서 벗어난 후 그때부터 바꾼 것이 치약과 칫솔이었습니다.

이제까지 마트엘 가면 가장 크고 가장 양 많고 가장 저렴한 치약만을 골라잡던 저의 습관을 고쳐 잇몸에 좋다는 죽염, 송염, 스무살의 건강한 치약을 팔십살까지...어쩌구 하는 치약까지 이것저것들을 두루두루 섭렵해 다녔습니다.

물론 그때 닥터세닥도 처음 잡아보았구요.

이 치약 저 치약을 전전하면서 또 하나 바꾼 것이 있는데 양치하는 방법입니다. 그동안의 전 칫솔가득 치약을 묻힌 후에 그 것을 다시 물속에 풍덩 빠뜨려서는 축축한체로 양치를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TV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그렇고 남편이 양치 하는 모습을 봐도 그렇고 회사에서 동료들의 양치하는 모습을 훔쳐봐도 모두가 한결같이 저처럼 물을 묻히는 사람은 없더군요. 단 한사람도요...그래서 뭔가를 내가 잘못 하고 있구나...

너무 아프니 막 따라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한가지 방법을 바꾸고 나니, 어 조금씩 양치 후의 입안이 개운해짐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러다 세균잡는 치약 닥터 세닥을 가지고 계속 양치를 한 후의 지금 적어도 하루 다섯 번의 양치를 해도 양치 도중 피가 뱉어져 나오지는 않고 있답니다. 선물셋트안에 담겨졌던 몇 개의 닥터세닥...있는 것이니 알뜰하게 써 없애야지...북북 닦아댄 시간들이 조금씩 지나면서 지금은 많이 개운해 졌습니다. 가끔은 뻐근하게 잇몸이 아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위 아래 이를 앙다물고 있었던 예전의 그 일은 없어진지가 이미 오래랍니다.

세군잡는 치약 닥터 세닥...전 이런 분들에게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칠.팔월 한 여름에도 시원한 냉수 벌컥벌컥 들이키지 못하시는 분,

큰 얼음 입안에 넣고 살살 녹여 드셔야 하는 분,

과일 베어문 자리에 피가 먼저 묻어나는 분,

몸 아프기 전에 잇몸이 먼저 아프다 신호 보내시는 분,

늘 잇몸이 지글지글거리시는 분...이 증상은 모르시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잇몸 때문에 고통 받은 분들이라면 어떤 괴로움인지 모두모두 잘 아실 것이라 믿습니다.

아! 그리고 또 있습니다. 이빨사이에 뭔가 끼여 이쑤시개로 열심히 후벼 파보니 놀랍게도 이 부서진 조각이 손에 떨어진 경험이 있으신 분,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주아주 중요한 이 사실...잇몸이 아픈 이후 입 냄새가 심해진 이후 남친과 혹은 남편과 속시원한 뽀뽀 한번 해보지 못하신 분들에게

“세균잡는 닥터세닥” 무조건 적극 추천해 드리는 바입니다.

영문도 모르는 저희 남편 저에게 곧잘 하는 말...

“우리 도대체 뽀뽀 해본지가 언제인지 니는 아나?”

저도 무척이나 감미롭고 달콤하게 뽀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쩝니까?

입냄새 때문에 사무실에서도 누가 가까이 와 이야기라도 할라치면 제 손이 먼저 제 입으로 가 가로막는 안타까운 이 모습이 제 현실인 걸요.

칠년 전 치과 병원 의사님의 경고가 결코 스쳐 지나도 좋은 헛된 말이 될 수 있게 오늘도 저 닥터 세닥으로 열심히 열심히 닦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