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12월 11일~24년 전 결혼한 날~~
추운겨울을 녹일수 있는 이벤트를 하기에
올해는 무엇을? 하면서 기대를 하고 있지만
이런 요상한 다기가 오리라는 정말 예상도 못했는데^^
어제 저녁 퇴근길 울 서방님 선물 보따리속의 한지를 풀어낸다..
애들이 아무렇게 뭉쳐 놓은것 같이
비대칭으로 앉아 있는 다관...
못생겼다고 보면
뭔가 힘이 있고
절수가 잘될까 하고 해보면
힘차게 떨구어진 물줄기가 뚝 끊기고..
물을 넣어 놓으니
보글보글 거리더니 겉면에 물방울이 눈물처럼 맺힌다
흙을 만진것 같은 감촉..
둔탁한 감촉속에 보드라운 속살이 느껴진다
파격미라 했던가?
툭터진 살갗속에 붉음이 고개를 내민다
두손으로 붙잡으니 울퉁불퉁한 면에
자연스레 파인 곡면이 손모양을 안정감있게 받쳐 준다,,
다른 찻잔보다 윗면이 넓지만
얄팍한 높이가 겸손함을 내 비친다
5개의 잔이 똑같은 없다
반듯한 둥금도 없다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는것 처럼 조금씩 부족하다
사진속의 보기는 매끄러운데
둔탁함은 이루말할 수 없다
늘 매끄러운 작가의 작품만 보았는데
어떻게 이런 작품을 가져오려고 했는지..
엎어 놓아도
뒷면이 아름답다
무질서 속에서 질서가 보이는
넉넉한 다기이다
올 겨울 마음을 데워줄 다기의 진열이
출근하는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