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차향이 머무는 뜨락

수요일부터 일터로 나가는 남편의 성화(?)에 순종하면서 개학하지 않는 아들을 떼어놓고 무작정 떠났다..

얼음동동 넣은 물통도 준비하고 .빵 조금.과일 조금..물수건..

애들이랑 함께하는 여행만 하다보니 옆구리가 휑하지만 할일이 있는 애들은 떼어놓고

아파트 정문을 나오면서도 어디로라는 목적지는 없다..

마음내키는 대로^^^

남편은 은행에서 돈을 찾아서 지갑에 두둑히 넣어둔다..든든하게 시리^^ㅎㅎ

하루만 허락된 여행이기에 가장 큰 효과를 얻을수 있는 어디로?

기수를 남도로 잡았다..목포?해남?

둘이만 있으니 검은머리칼 속에 흰머리가 몇개보이지만

아직도 대학1학년의 같은과 동갑네기 친구로변했다

만난지 벌써 30년이 되어간다..결혼한지 20년이 되었으니.

그때는 작은 미소년이었는데 ..이제는 중년의 빵빵한 아저씨와 아줌마가 되었으니..

연애할때 이렇게 여행을 많이 다녔으면 얼마나 좋았겠냐고 그때를 회상하면서..

애들 방학숙제로 도는 코스로 돌기로 했다

월남사지 삼층석탑-지나는 길에 차밭-무위사-해남 땅끝-녹우당.-으로..

백련사는 일지암에서 옮기신 여연스님께서 계실지 모르니 들려보기로 하고..

<월남사지 삼층석탑>

여러석탑을 보았는데 ..월남사지 석탑은 비올때 많이 와서 검고 웅장한 석탑의 위용과

곳곳한 기세에 눌려서 손으로 어루만지기를 여러번 했는데 이제는 막아놓아서 만지지는 못하고

탄성으로만 답을 했다..10번 넘게와서 보아도 항상 새로운 탑이다..

<설록차 차밭>
찻길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위쪽사진은 자연스럽게 가꾸는 차밭이고 ..
아래쪽 유럽의 농가처럼 과학의 힘을 빌어서 농사를 짓는것 같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유명한 기업의 설록차밭이다
트랙터를 차밭고랑의 크기와 맞추었는지..왔다 갔다 하면서 작업을 하는데..무슨 하얀가루를 뿌린다..뭔지는 모르겠다.

<키높이까지 자랐던 녹차를 베어버리니 이렇게 새순이 돋았다>

차밭을 살짝 돌면 꾸미지 않아서 절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절이라고 자랑했던 무위사가 나온다..
웬걸..이제는 주차장도 커지고..여기저기 공사다망하다..
입구에 찻집은 여전히 절입구를 수호장처럼 반갑게 손님을 맞이한다..

<아직도 무료입장인 무위사 입구>

<아주 특이한 꽃이 마주 보고 서 있어서 찰칵>

<땡볕만 비추고 있는오후의 절 마당>

<이런 맞배지붕형태는 이곳밖에 없다는..>

<유일한 벽화 박물관>

배가 고프다..식도락가이면서 회식으로 맛있는곳을 가면 꼭 가족들에게 어디던지 데려가서 먹여주는
남편의 정성을 받들어서 독천의 "갈락탕"을 먹으러 갔다..거기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영명식당"으로
밑반찬위주로 젓갈이 여러개이다..낚지 초무침이 먹고 싶었는데.ㅜㅜ
전날 회식으로 주(?)님을 만난 남편은 해장으로 맛있게 먹는다..먹어보니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두둑한 배를 두들기며 ..땅끝으로...

<독천의 갈락탕의 반찬들..>

<,그 유명한 갈락탕>

<훵한 폐장뒤의 송호리해수욕장>

올해 가지 못한 휴가를 때늦은 바다냄새와 바다바람으로 대신하면서 폐장을 한 송호리해수욕장을 찾았다..
몇가족들이 온 바다를 세내어서 휘젓고 다니는것을 보는것도 재미있다^^
몇장의 사진을 찍고 나니 사진 저장 용랑 끝이다...ㅜㅜ 이제부터는 마음속에 넣어야 된다..

땅끝의 전망대를 오르는 길..다시 정비해서 시원한 그늘속에 계단으로 꾸며진 운치있는 길은 또다른 세상으로
나를 이끌어준다.1000원의 입장료로 전망대에 엘리베이터로 오른다.
부끄러움으로 검은 베일을 두른 사방이 드러내기를 거부한다..망원경도 소용이 없을거다..시원하다..자연 에어컨처럼
내려오는길은 바람을 뒤로 보내고 ..나만 내려온다..바람이 가면서 얼굴을 간지럽힌다..

또 가자..어디로...사구미해수욕장을 지나는길..
조각공원이 있다..뜨겁지만 올라가 보자..공원에 올라가니 탁트인 바다가 가슴을 트이게하고 커다랗고 훌륭한 작품들이
군데군데 묻혀있다..숨박꼭질 하듯이 작품을 보고 ..설명서를 읽어본다..유명한 교수님들의 작품이 많다..
남편은 온김에 발에 바닷물이라도 적셔서 가잔다..앞 해수욕장으로 들어간다..시원하게 적셔오는 바닷물이
온몸을 적셔도 좋겠다는 느낌이 오지만 ..준비가 미비해서 .. 영화에서 보았던 대로 둘이는 달리고 잡고를 했다 ㅎㅎ

녹우당..고산윤선도의 발자취가 몇백년이 흘러도 살아서 느낄수 있는 체취가 곳곳에 배어있다..모두 공개는 안되었지만
고택을 에워싼 아름드리 나무들이 그들의 지위를 말해주는듯 하다..아직도 종손이 지키고 있다는데..
친정집의 커다란 한옥을 지키기가 얼마나 힘들었지를 알기에, 구석진곳에 제멋대로 자라난 풀들이 을씨년스럽게 느껴진다..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지 않으면 제대로 지키기 힘들기에, 이제는 나만의가 아닌 우리것으로 지켜주었으면 하는 씁쓸함이
느껴진다..입구의 백련의 향기를 뿌려주는 연밭이 마음을 달래주었다

구불거리는 국도변의 "무화과"와 "밤 고구마" 군침을 삼키면서 무화과 한박스와 고구마 두박스를 샀다..
남편이 일터에 가져 간다고..

낙지무침이 먹고 싶다..광주로 가던길 돌려서 목포로 향했다..먹고 가지 말고 ..사가지고 가자고..
여름에는 낙지가 없단다..아주 작은 세발낙지가 만원.....무안으로 가자..역시 비싸고 싱싱하지 못하다..
커다란 낙지를 삶아서 갖가지 양념으로 무치고 싶었는데..

8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 ..늦어서 식당은 미안하고..남광주시장으로 갔다..꿈틀거리는 낙지를 사서
바쁘게 삶고 ..버부렸다..입안에서 군침이 ^^^^
넉넉한 저녁...배부른 여행..느릿거리며 둘이서 갔던 여행길..얼마만인가?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바쁨이 시작하기에 마지막 쉼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