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차
글 : 채은선
둥둥둥
항아리 바다위에
연꽃잎 띄워 놓고
설익은 대화들이 밤깊은 대기 속으로
살금살금 뒷걸음 치며 멀어져 갈때
우리는 연꽃 바다에
애기 손바닥만한 박아지 동동 띄워 놓고
항아리 바다에서 잘 익은
연꽃 향기를 떠 마신다
아니 세상을 마신다
나이를 마신다
억울했던 세월의 갈피에 숨어 있는
미련함을 훌쩍 마셔 버린다
바다야 작은 항아리에
숨은 연꽃 바다야
너의 향보다도 더 진한 우정을
찻잔에 함께 타서 코끝에 차오르는
발그레한 분홍빛 향기와
가물가물 흐려지는기억들을 잡고
흐느적 거리는 어리석음을 마신다
미련한 항아리
연꽃 바다에는
헤아릴 수 없는 미지의 꿈 같은
향---이 진하게 풀어지고
새벽 어두움이 인생의 만취를 희롱할 때
우리는, 거북이 처럼 느린 세월의 미학을
주저리 주저리 서로의 눈숙에 메달아 주며
가슴 속으로 진하디 진한
연꽃차 향이 베인다
아!
모르겠다
내가 연꽃인지
연꽃이 나인지---
나는 연기 처럼 풀어져
가볍게 나풀 거린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찻집에 초대 되어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따르는 차를 마셔본 날이다
남이랑 채주랑 자야랑
분홍빛 연꽃 바다에서
황홀경에 취해
몽롱하게 띄워져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네
사랑아!
마주보고 웃자
어와둥실 사랑아!
차익는 마을에서 눈을 감고
덩실덩실 춤을추며
너의 비밀의 눈물을 보았다
사랑아!
어여뿐 내 사랑아
그날 자야는
인생이 얼마나 아름답게 익어 가는지
비취빛 휘날레를 보았단다
-olive-
사진/솔뜰 불러그 -연향차 만들기- 에서 펌 07.7.31
멋진 음악들이 함께 하였던 아름다운 해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