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에 숨다..류시화
마음글들.. 2007/06/01 15:33   http://blog.azoomma.com/cjkim50/249061


안개속에 숨다....류시화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안개속에서는
가까이 있으나 그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멀리 있어도 그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것
때로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는 멀어져감을 두려워 한다


안개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뒤에선 누구나 고독하고, 그 고독을 들킬까 굳이 염려하지만
안개속에서는
삶에서 혼자인것 여럿인 것도 없다.


그러나 안개는 언제까지나 우리곁에 머무를 수는 없는것
시간이 지나면
안개는 걷히고 우리는 나무들처럼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서로를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결국 그러한 것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시작도 끝도 알지 못하면서


안개 뒤에 나타났다가 다시 안개 속에 숨는 것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 Konya wa uml no youni / Ikuro Fujiw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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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채움..

 

이 모든것을 다 해줄수 있는 미학을 가진 안개...

나무 뒤에 숨으면 내 치마꼬리 밟힐것 같아서 두려워했는데 .

 

안개속에 숨으니 어디에서 나타나 채워지는지

한겹 한겹 베일로 덮는것 처럼 채워준다...

 

채워진 안개속으로 난 서서히 사라지며 안도를 한다...

그 속에 나도 있고 너도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