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하나 풀린 날
마음글들.. 2006/12/08 13:42   http://blog.azoomma.com/cjkim50/237863
         
      < 순천만 갈대>

수요일은 3학년 수업만 있어서 
시내투어를 하는 학생들을 따라 가라고 교감샘님은 배려를 하시는데
난 그냥 학교에서 밀린일을 하고 싶었다..
눈치를 보다가 출발을 했는데..시에서 내주는 버스가 도착을 하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친한샘네 반 차가 제일 늦게 도착해서 다가가니
차에서 내리는기사님이 반갑게 웃는다..
아니 누구~~~~ 제자이다..
내 마음 아프게 했던 제자중의 한명...
제일 아프게 한 1호는 

                                   제1호 아들
수요일에 만난 제자는 
담임을 맡고 보니처음 인상은 모델처럼 큰 키에 서글서글한 인상에 
담임이 여교사라고 시원찮게 보였던지  ㅎㅎ
힘이 필요한 일이 있어서 둘러보면 언제나 버티고 서 있는 애
말없이 빙긋이 웃는 웃음속에 철학이 들어 있음 직한 애

아무 문제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
갑자기 결석..
집에는 전화가 설치 되지 않았다..

내 차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 주소만 가지고 찾아갔는데
쇠덩어리의 현관문은 찌그러지고 .손잡이는 빠지고..긁히고..
폐허의 흔적이 아파트 현관문에서 부터 심상치 않다..
초인종은 눌러지지도 않고..소리도 나지 않고..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다..

수업시간때문에 학교로 왔지만 마음은 너무 무겁다..
다음날도 역시 결석..
또 조회후 집으로 찾아갔다..
역시 허탕..허탈하다..
방법을 달리했다..저녁시간에 갔더니 어머님이 계신다..
아버님의  문제로 집안이 불안해서 그런다는 이야기...
(프라이버시 때문에 자세한것은 생략~~~~~)

그런 상황에서도 항상 웃고 .열심히 공부했던 아이였다
그래도 날마다 아침 저녁 출근(?)한 덕에 자고 있는 제자를 만날수 있었다..
울다 지친 부시시한 얼굴 씻어라 하고 기다렸다..
함께 등교를 한다..

또 오지 않으면 1교시 수업이 없으면 조회후 가고 
수업이 있으면 그시간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찾아간다..
그러기를 여러번...
다시 마음을 다 잡았는지 2학년을 무사히 마쳤다..

3학년을 올려 보내놓고도 불안했는데..
5월의 어느날 점심시간에 만나서 고등학교 졸업장은 중요한 것이니 
꼭  받아가야 한다고 말을 했더니 싱거운 큰키에 웃음이 활짝~~
다음날 부터 또 결석이다....
일년내내 공들인 보람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다..
학교에서 제적처리가 되었다..

또 몇년이 지난뒤 학교에 방통고를 간다고 증명을 하고 왔다
지금은 장사를 하면서 아버님의 부재인 집안에  동생 2명과 어머님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란다
얼마뒤 이른 결혼을 한다는 청첩장이 왔다..
정말 많이 축하해 주었다...
그러나 방통고는 졸업을 못했다...
몇년간 소식이 끊어졌는데..
관광버스 기사가 되어서 만났다..

어머님은 후휴증으로 건강이 안좋으시고..
누나는 결혼하고..남동생은 군대가고..여동생은 올해 대학가고
이쁜 아내와 초등2학년 아들은 영재이고 5살 아들은 모델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아버님은 그 뒤로 집을 나가셨단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어서 관광 가이드가 되고 싶은데 대학을 갈수가 없는데.
내년에라도 복학해서 늙은(?) 학생이 될수 있냐고 물어본다
사는데 불편은 없는데 꿈을 키우는데는 졸업장이 걸림돌이 된다고 한다..
버스속에 수많은 책들이 그의 배움에 대한 갈증이 나타나 있었다 

세월이 지나니 마음속에 남아 있는 애닲은 제자들이 
제몫을 다하고 사회의 버젓한 일원이 되어 있다..
제자와의 만남으로
가슴에 무겁게 얹어 놓은 돌덩이 한개가 내려 놓았다
The House of the Rising Sun-Eric Bur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