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인지
아니면
계절 모르고 불쑥 쏟아낸
주책없는 봄비인지..
그 어떤 비라도 좋습니다
지금은 빗물과 흙이 어울러져서
뒤섞이는 냄새가 그립습니다
14층까지 오르지 못한 그 냄새를 찾으러
베란다 화분에 물을 주고서
킁킁 거리면서 냄새를 맡습니다
추억속의 그리운 냄새속으로
......
잠시 나를 잊고
내 본향으로 돌아갑니다
항상 절절한 그리움을
가슴 한켠에 접어두고
차마 꺼내지 못하고
다음에 열어보리라고 여운을 남겨두고
묶어놓은 보따리를 만지작 거리다가
다시 밀어놓습니다
바이올린 선율
첼로선율
피아노의 튕김음이
물방울연주처럼 들리는
덩치 큰 오디오 보다
더 좋아하는 싱크대 앞에 걸어둔 작은 트랜지스터 라디오에 나오는 소리를
집안 구석구석에 주저 앉혀서
곁에 두고 하루를 열어봅니다
오늘도 어제보다 더 고운 하루되기를
빌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