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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서
습관처럼 하늘을 쳐다본다
오늘의 그림도구는
쪽빛보다 엷은 색깔의 도화지와
하얀물감,
여러종류의 붓
넓은 도화지위에
눈앞에는 그리운이들의 얼굴들
이구석에는 동물농장
저 구석에는 들꽃마당
또 한구석에는 내 그리운 고향
내 머리위에는
굵은붓으로 하얀물감 듬뿍 묻혀
죽 그어놓은 서예연습용 도화지
또 피카소가 그려놓았는지 알쏭달쏭한 그림들..
오늘은 자연을 벗삼으리라
작은 짜뚜리 시간내서
일터 뒷동산을 향했다
다람쥐 주르르륵
개울울 졸졸졸
도토리 또르륵~
여름내내 기상 곧던 푸른잎들
세월앞에 작아진 이파리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햇살과
높다란 가을 하늘이 보인다
시내 가까운곳에
이렇게 사람손 떨치고
웅크리고 숨어있는 자연림이 있었구나.
그들의 숨소리에 맞추어
내 심장박동소리르 맞추어준다
살랑 살랑
쿵쾅 쿵쾅~~
따끈한 햇살을
온몸으로 받다가
눈을 들고 하늘을 본다
눈속으로 들어는것을 핑계삼아서
언제 떨구어 질지 모르는
눈물이 가득담긴다
김동규의 "시월의 멋진 어느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