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차향이 머무는 뜨락


 

언니야

오늘도 비온다
언니 떠난날부터 이렇게 하염없이 내린다

황토흙위에 듬성듬성 얹어진 
잔디이불을 덮고 자야하는데
어찌 춥지 않던가?
산속이 무섭지 않던가?

조금만 더 살지 그랬어?

청승맞게 줄줄 비가온다
활활 타오르는 내 가슴속에 화덩어리를 
언니가 수구러뜨리려고 내려준 비인가?

아님 
너무 서럽고 슬퍼서 흘린 눈물인가?

언니가 숨쉬고 있지 않는데
오늘도 세상은 돌아가고 있어
난 수업한다고 학교 왔어
이렇게 살아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

세상 소풍 끝냈으니 
이제 훌훌 마음 털고 
아픔없는 곳에서 푹 쉬어

언니야

언니의 잘 키워놓은 보물들
진영이와 진희 앞길에 항상 동행자가 되어
선택하는 기로에서는 현명한 지혜가 되어주고
힘들때는 위로해 주어 슬픔을 감해 주고
기쁠때는 두배의 기쁨으로 환원이 될수 있도록 
애들 잘 보살펴 줘~~

이제는 혼자 남은 형부앞길에 
가시덤불 있거들랑
살이온 인연으로 치워주고
좋은일만 생기도록 
언니 특유의 착한 마음으로 길 열어줘

언니아들 앞길 가는데
언니처럼 아픈이들 성심 성의껏 
진료하고 짧은이별에 아파하는 일 없도록
보이지 않는 손으로 만져줘

내년 언니네 아들,딸 졸업식장에
 언니가 없어서 어쩌지.

엄마

언니 빨리 왔다고 나무라지 마세요
더 살고 싶어서 2번도 힘들다는 항암치료를
9번을 받았어도 비명 한번 지르지 않고 
그 많은 고통 다 참고 넘겼는데
세상과의 인연이 그것 밖에 아니였나 봅니다

엄마곁으로 빨리 갔다고 
미안해 하면서 서럽게 울거들랑
아무말 하지 마시고 
푹 안아서 어깨 다둑 거려 주세요
고생 많이 했다고 위로도 해 주시고요

엄마가 받아놓고 키워주신
큰외손주랑 외손녀 훌륭하게 잘 키워놓고 
남편 잘 받들고 살림 잘하다가 
갑자기 생긴 병으로 갈수밖에 없었어요

언니 빨리 보내서 미안해요
엄마 안계신 세상에 힘들어 할때
 우리에게는 큰 바람막이었요

보내고 싶지 않아서 막았지만 
언니 어깨의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빨리 벗고 싶었나 봅니다

어제 저녁내내 엄마 셋째사위가 
서럽게 울어서 내가 울수가 없었어요
처형이 아니고 누나이고 장모이셨다네요
세제낭들이 그렇게 서럽게 울어줄수 있다는것은
언니가 얼마나 잘살고 떠난지 알겠지요

서럽고 억울해요
이렇게 보내는것이..

언니야~~

부칠수 없는 편지이지만 
여기에라도 쓰면  읽을수 있을것 같애서...
착했으니까 좋은곳에 있겠지.

꿈에 나와서 활짝 한번만 웃으면서 잘살고 있다고 해주면
언니 잃은 슬픔 잊고 살께..
꿈에 꼭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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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하나의 사람은 가고
                   
    - 임희숙 -

너를 보내는 들판에
마른 바람이 슬프고 내가 돌아선
하늘에 살빛 낮달이 슬퍼라
오래토록 잊었던 눈물이 솟고
등이 휠것같은 삶에 무게여
가거라 사람아 세월을 따라
모두가 걸어가는 쓸쓸한 그길로
이젠 그누가 있어 이 외로움 견디며 살까
이젠 그누가 있어 이가슴 지키며 살까
아~~~~~~~~ 저하늘에
구름이나 될까 너있는 그 먼땅을 찾아나설까
사람아 사람아 내하나의 사람아 이 늦은 참회를
너는 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