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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해 여든 여덟 살이다.
남보다 더 많이 살았고 남보다 더 많이 그렸다.
그러나 요 몇 해 동안은
줄곧 건강이 나빠져서 그림을 그릴 수가 없었다.
나를 따르던 제자들은 철을 가리지 않고
무등산 그늘로 병든 나를 찾아와 준다.
그들은 춘설헌 남향 방에 누운 나를 보고,
나는 그들에게 춘설차 한 잔을 권한다.
나는 차를 마시고 앉아 있는 그들을 보며
내 한평생이 춘설차 한 모금만큼이나
향기로웠던가를 생각하고 얼굴을 붉히곤 한다.
무등산에 해가 지면 그들조차 돌아가고
나는 혼자 누워서 빈 손을 허공에 휘두른다.
아직도 그리고 싶은 그림이 많아
그렇게 허공에 그림을 그리고 누워 있는 것이다."
- 毅齋 허백련. 삶과 예술은 경쟁하지 않는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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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살좋은 뜨거움이
이삿짐 보따리를 싸는가 했더니
무슨 미련이 있었는지
싸놓은 보따리 내려놓고
그 특유의 넉살을 풀어내면서
너스레를 떨고 있기에
손을 잡아주었더니
덥썩 두손을 부여 잡더니
슬그머니 곁에 앉는다
제 갈길 잊었는지
옹알 옹알
쫑알 쫑알~~
밀어내고 싶지만
뜨거운 열기에 반주삼아
영글어 가는 곡식 톡툭 튀는 소리
과실 숙성하는 소리
나무 이파리 통통하게 물오르는 소리가
합창처럼 피어오르기에
붙잡고 있는 손을
뿌리치지 못하고 잠시 동행자가 된다..
눈꺼풀이 살그머니 내려오는 시간
누군가 진한 향기 뿜은
차 내어 주실 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