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있는 곳에 산승이 머물고
성견 스님
연록색 산빛 타고
산승이 머무니.
그윽한 향내음
태고의 벗인가.
산기슭 꽃바람 배회하며
먼산 봉우리 안개구름
석간수 이슬 불빛
방안 가득 객은 찻잔을
마주한다.
비색의 차향이 손 끝에
피어나고
은은한 맵시가 가슴에 젖는다.
지그시 눈을 감고 묘미에 젖는다.
극락이 어딘지 아니알지 못하리오
일터 연못 바닥은
연한 하늘빛의 물감을 칠해놓았다
깨끗이 닦아 놓고
물을 가득 담아 놓으면
바다가 편안하게 앉아있고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바다는 떠나고
녹차물을 풀어놓은
일명 녹차탕으로 변한다
연못옆의
천리향,은목서,금목서
은행나무,사철나무,종려나무와
늘어진 능수버들도
진한 초록빛으로 변해가면
연못속의 물들도
나날이 짙푸른 초록빛으로 변해간다
오늘같이 비오는 날에
4층의 창문에서
초록물감 풀어놓은 연못에는
빗방울이 만들어낸 파원이
파면을 그리고
파면속의 파원이 또다른 파면을 그려내어
네모속 너른세상으로 퍼져나가다가
가장자리에 부딪쳐서 맥없이 사그라져 버린다
이런 광경이
그 어떤 훌륭한 화가가 그려놓은
그림에 비교를 할것인가?
금방 사라진 파원들이 잔상으로 남아서
겹쳐진 원들속을 헤매인다..
손에 들려진
찻잔속의 찻물의 초록빛이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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