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침에 마시는 차 한 잔
詩: 김영교
이른 아침
어두움을 막 헹구어 낸
빈 손바닥에
하루를 올려놓고 기울인다
헌신의 작은 몸부림
한 모금 들어 와 하루를 열고
두 모금 들어와 눈을 열고
다 비우고 나면
하늘이 열리는
이 기막힌 떨리움
그 안에 그만 내가 잠긴다
아침에 마시는 차는
빛 한 움큼.
내 속의 메마른 골짜기 구석구석 스며들어
가로막힌 산을 뚫고
황량한 들판
먼 마을까지 적신다
======================
차창으로 보이는
햇살이 너무 고와서
바람결이 실크 감촉 같이 보드라울거라고
살포시 차에서 내리는데
세찬바람이 기다렸다는듯이
휭~~
얇은 옷깃을 단단히 여미며
바람을 가르면서 출근을 하였다
세찬바람에 내어놓은 몸을 덥히기 이해서
부글부글 끓는물 가져다가
연초록 찻잎을 물위에 띄웠더니
마음까지 따끈한 찻물이 휘젓고 다닌다
거기에 만개한 매화꽃 한송이~~
이게 행복이려니
갈수록 눈이 침침해져서 글자를 읽기가 힘들다
노안보다는 근시와 난시가 더 심해진것 같아서
안경점에 갈려다가 아직은 버틸수 있을것 같아서
게으름을 피웠는데
드디어 정신 집중이 안되어서
기억력까지 감소한것 같은 느낌이다
벌써 이렇게 되었나~~
세월흐름을 어찌 막으리오
그래도
아침을 여는 차한잔의 여유로
시간의 흐름을 더디게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