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라서 참다운 차(茶) 맛을 알리요
달콤한 잎 우박과 싸우고
삼동(三冬)에도
청청한 흰 꽃은 서리를 맞아도
늦가을 경치를 빛나게 하나니
선경(仙境)에 사는 신선(神仙)의
살빛 같이 또 깨끗하고
연부나무 단금 같이
향기롭고 아름다워라
ㅡ 초의스님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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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수북히 쌓인 낙엽을
쓸어내리지 않았더니
베란다의 가을이 가슴이 아리도록 화려하기에
아린 가을을 둘이서 만끽하자고
슬슬 울 신랑 부추긴다
정성스럽게 만들어준
옯길수 있도록 만들어준 일인용 찻상위에
확독에 물담아서 단풍잎과
노란국화,보라국화,하얀국화 한잎씩 띄어놓고
향피워 분위기를 엄숙하게 만들어 놓고
그 분위기를 포근하게 받쳐줄 가락으로
오늘은 바하의 무반주 첼로 협주곡으로 ~~~
갖가지 녹차,발효차,오룡차,연향차,장미차,매화띄운 녹차까지
집에 있는 모든차를 맛보기로 우려놓고
집안의 모든 불 다 꺼놓고
베란다에 켜진 백열등에 비춰진
단풍과 갈색잎들의 황홀감을
차맛에 휘저어서 맛보다가...
애들은 잠에 못이기어
하나,둘 잠자리에 들고
토요일의 저녁은
살글살금 울집에서 빠져 나간다..
♬김영동의 옥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