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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있는 곳에 산승이 머물고
성견 스님
연록색 산빛 타고
산승이 머무니.
그윽한 향내음
태고의 벗인가.
산기슭 꽃바람 배회하며
먼산 봉우리 안개구름
석간수 이슬 불빛
방안 가득 객은 찻잔을 마주한다.
비색의 차향이 손 끝에 피어나고
은은한 맵시가 가슴에 젖는다.
지그시 눈을 감고 묘미에 젖는다.
극락이 어딘지 아니알지 못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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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따라
날씨따라
마음에 바람을 넣고 사는 나와는 다른
조신한 아지매들에게
크기를 잴수없는 풍선에
세찬 바람을 넣어주었더니
곧바로 4명의 동네 아지매들이
일상의 탈출을 시도하였다
오전 일과가 끝나가는 시간에
멀리서 찾아왔기에
배부름보다는
아름다움을 더 부각시키는
귀한 사람들만 동행하는 집에 갔더니
들꽃과 자연석으로 꾸며놓은 집구경을 하고
수수와 찹쌀을 넣어서 만든 죽으로 입맛을 돋구고서
깔끔하여 차려놓은 청포묵과 브로클리
감식초와 땅콩가루로 버무린 겉절이
10여가지의 밑반찬
단풍잎위의 삼색밥
비트와 고추씨와,녹차물로 물들인 삼색김치
비트물,부추물,치자물로 갠 밀가루에 빠뜨려서 부쳐서
단풍잎에 곱게 올려서 낸 전
치자물로 지어낸 놓은 고슬고슬한 밥과 된장국
음식색깔에 맞추어서 담아놓은 그릇으로
가을산만큼이나 화려한 밥상이
아지매들의 눈을 즐겁게 했고
허리살을 걱정하게 만들었다
부른배를 줄이기 위해
선암사를 찾아가는길은
햇살을 담고 빛나는 냇가를 끼고 도는
시골길의 낭만과
붉고 노랗고 아직 푸른 단풍의 아름다움에
나이먹은 아줌마들의 괴성같은 탄성에
잠시 육중한 차가 움출거리는 느낌이었다
평일의 선암사 가는길
흙과 돌이 어울어져서
발맛사지도 되고 시골길의 정취도 맛보고
선암사의 명물 승선교를 지나
나즈막하게 친근감이 도는 절경이
단골손님을 맞이하는 듯하다
나이 지긋한 홍매화의 미끈한 나목이 가을색을 연상케하고
단청을 하지 않은 대웅전에 들리고
야생차밭에서 차향을 풍기기에
대나무 울타리에 손을 뻗어 찻잎 몇장따서 먹고
차꽃 흔들어서 냄새도 훔쳤다
어느새 해는 늬엇늬엇
밥할 시간이 다 되었는지
안절부절 못하는 아지매의 본성이
휴휴정 찻집에 들러서 차를 마신다는 계획을 바꾸어
찻집 앞에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들고
국도길로
국도길로
해넘기로
어둬져서 광주에 도착했다
다음은 백양사로 기약하며.....
PS)디카를 가져가지 않아서 밥상 사진이 없어서
위 사진으로 대처합니다
팬 플룻과 흙피리(오카리나) 대금의 소리
Gheorghe Zamfir-now and forev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