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 황법장스님
차 한잔 받아드니
환희심 솟아나네
한 모금 넘길 때마다
선열미禪悅味 가 더해져
오미五味를 음미하며
다음 일 계획하네
비록
찻잔은
적을지라도
우리들의 숨은 사연
끝이 없어라.
어화 세상 사람들아
차 한잔 들어보게
하던 일 머추고
차 한잔 들게
세상일 제 아무리
바쁘다해도
차 한잔 손에 들고
생각해 보게
차 한잔 드는 순간
모든 妄念 사라져
무심의 경계를
체험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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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같은 오늘인줄 알았는데
오늘 비추고 있는 햇살은
어제까지 비췄던 햇살은 아니요
오늘 찻잔에서 풍기는 향기는
어제까지 마셨던 차향과 다르더이다
바쁨과 가슴졸임의 시간이 지나니
온몸의 피곤이 손끝 마디까지 침범하더니
흐느적거리는 육체를 추스릴 힘이
모두 빠져 나가버린 기분이다.
오늘은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서
조금 늦게 일어나고
조금 늦게 출근해서
느릿느릿 할일을 찾아서
두리번 거리고 있다
이제부터
군살제거를 위해서
육체의 운동과
지식 고픔을 채우기 위해서
책장을 뒤적거리고 싶고
마음 고픔을 채우기 위해서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러 가고 싶다
지금
마음은 움직이는데
몸은 부동자세이다
차한잔 마시고
시작하자...
대금과 가야금의 병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