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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햇볕이 고와서 창문을 열어두었습니다
열어진 창문으로 어느집에서 태우는 낙엽냄새가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눈이 부시도록 고운 가을 햇살의
그 따끈함에 취하여
반쯤 감긴눈으로 옛 정경을 찾아갑니다
어릴적 이맘때]
낙엽들 모아서 태우면서 매쾌한 냄새에
얼굴 찌뿌렸던 기억들...
지금은 그 냄새가 그립습니다
그리운 냄새를 생각하다가 추억속으로 빠져듭니다
뒷밭에
두나무의 은행나무 밑에 구르는
노란은행잎과 그 속에 파뭍혀 있는
노르스름한 은행알을 줍던 광경이 보이고
뒷마당의
마당에 널어놓은 콩들이 탁탁 튀는 소리가 들리고
애호박을 썰어서 평상에 널어놓았던 풍경이 보이고
토란대 벗겨서 널어놓은 모양도 보이고
노란꽃에서 푸른열매를 지나 붉은옷입은
감들이 뒷마당,뒷밭에 주렁주렁 열려있고
장독대 뒤에
대추나무에 주렁거리는 대추도 보이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온 몸 열어 비추어준 석류도 보이고
너무 예뻐서 소꼽놀이에 등장했던
빨간 구기자 열매도 보이고
대나무밭 옆에 있는 영근 밤나무도 보입니다
화단에는
장독대 담장을 끼고 도는 색색의 들국화의 무리들
꽈리나무 무리들 금송화,봉숭아,등..
이름모를 들꽃들..
장독대 돌틈사이의 푸른이끼 까지도
어름픗이 보이는 한날입니다
그 추억이 그리워서 가을이면 방황을 합니다
사라진 그리운곳을 찾아서
다시 돌아오지 못할
그리운 이들을 찾아서
허기진 고픔을 달래기 위하여
고통스런 추억속의 여행을 합니다...
언제 이 방황을 끝이 날련지 모릅니다
아니 이 방황을 즐기고 있는지 도 모릅니다
♬ Eric Anderson 'Snow S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