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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너른 마당가에
따끈한 차 한잔 들고 나갔더니
바람따라 휘돌던 낙엽이
가는 발목을 잡아 주저 앉히기에
모르는척 벤치에 앉았더니
바쁘게 눈길 주지 않고 지나쳤던
무성한 들풀과 가로수가
울긋불긋한 고운옷 막 차려입고
은근하게 나를 부르더이다
저리도 고운옷 어디에 숨겨두고
찬바람 씽씽 돌것 만 같은
대쪽같은 푸르름만 뿜어 내었는지....
그를 동무삼아 앉았더니
햇살이 서서히 발끝으로 몰려오고
몰려온 따끈한 햇살이 온몸을 덮어오니
그 품속에서 숨죽이고
자연의 숨소리만 듣고 있었습니다.
옷깃 여미는 바람끝에 실려온
흙바람에 뒹구는 낙엽냄새가
이왕이면 모아서 태우고 싶은
욕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하늘끝이 멀어지면
가을이 그 끝자락 잡고
나를 버리고 그를 따라갈건데
그게 아쉬워서 촛점없는
눈으로 응시하는것 만으로
가을욕심 채우고 있습니다
흐르는 곡; 정태춘,박은옥 '사랑하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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