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
- 정 일 근
모난 밥상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두레밥상이 그립다.
고향 하늘에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달이 뜨면 피어나는 달맞이꽃처럼
어머니의 두레판은 어머니가 피우시는 사랑의 꽃밭.
내 꽃밭에 앉는 사람 누군들 귀하지 않겠느냐.
식구들 모이는 날이면 어머니가 펼치시던 두레밥상.
둥글게 둥글게 제비새끼처럼 앉아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밥숟가락 높이 들고
골고루 나눠주시는 고기반찬 착하게 받아먹고 싶다.
세상의 밥상은 이전투구의 아수라장
한 끼 밥을 차지하기 위해
혹은 그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이미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짐승으로 변해 버렸다.
밥상에서 밀리면 벼랑으로 밀리는 정글의 법칙 속에서
나는 오랫동안 하이에나처럼 떠돌았다.
짐승처럼 썩은 고기를 먹기도 하고, 내가 살기 위해
남의 밥상을 엎어버렸을 때도 있었다.
이제는 돌아가 어머니의 둥근 두레밥상에 앉고 싶다.
어머니에게 두레는 모두를 귀히 여기는 사랑
귀히 여기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 가르치는
어머니의 두레밥상에 지지배배 즐거운 제비새끼로 앉아
어머니의 사랑 두레먹고 싶다.
- 시집 ‘마당으로 출근하는 시인’ (문학사상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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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항상 보름달 처럼 둥근 두레밥상에서
제비새끼들처럼 입만 쫑긋거리고
엄마의 수저와 젖가락을 주시했는데
이제는
두레밥상은 아니지만
우리애들의 제비입에 밥을 넣어준다
올 추석 둥근 두레밥상에 앉아
옛날 추억 되살리며
모여 앉아 보았으면...
그 옛날 썼던 두레밥상은 어디로 갔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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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때마다 정겨운 시였는데
오늘저녁에 "시와 노래가 만나는 장소"에서
직접 정일근님을 만나게 됩니다
정일근님의 시에 가사를 붙여서
가곡과 가요과 우리소리로 바꾸어서
작곡해서 불러준답니다
이생강 대금연주/기다리는 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