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일로 끝나는 날에
일터 근처에 5일장이 섭니다
점심을 먹고 장구경갔습니다
전어때라고 팔닥거리는 전어가 물속에서 헤엄도 치고
좌판위에서 꼬무락거리는 쭈구미와 문어도 있고
늘어진 양태,홍어,서대,조기,갈치,고등어,......
손수 기르셨다는
시골할머니의 작은 보따리위에 야들거리는 호박
호박잎,깻잎,얼가리배추,꼬들빼기,
껍질채 묶어놓은 풋콩의 엮음도 있고
싸리버섯만큼이나 앙상한 갈고리같은 손으로
싸리버섯 함지박 움켜쥐고 보내는 애절한 눈빛도 있고
아직 영글지 않았지만 추석용품으로 톡톡하게 주가오를 사과와 배도 있고
철도 아닌데 여름에 못판 참외무더기도 있고
알록달록 사탕 수북히 부어넣고 사람 찾는 소리도 있고
추석옷인지 가을옷인지 모르고 늘어선 어두운 긴팔옷도 있고
그 틈에 추석날 일할때 편하라고 꽃무늬 몸베도 있고.....
아직도 구멍난 솥을 메꾸는 접착제와
때묻은 냄비에 광을 내면서 광약을 파는 아저씨
김장배추와 무의 모종을 만들어서 파는 부지런한 분
온갖 들꽃 화초 가꾸어서
예쁜화분에 심어놓고 예쁜마음 가진 사람 기다리는 할머니
한켤레에 만원짜리 등산화 줄줄이 세워놓고 손님기다리는 분
온갖 무더기의
육,해,공에 있는 모든 물건들이
어릴때 시골장을 연상하게 하면서
도시속에 5일장은 5일마다 도시의 삭막함을 없애 주기에
느릿거리게 두리번거리면서
여기저기에서" 더 주세요"의 정감어린 소리를
뒤로 하고 마음장 보아서 두둑히 넣어왔습니다
제법 큰시장이기에 시장 한바퀴를 돌고 나니
한시간이 훌쩍 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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