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없는 놀이마당을 다녀와서 --------------
한순간
알수없는 기운이 세상을 덮는다
그 아래의 미물들의
작은 울렁거림이
하늘과 땅의
작은 탈출 숨구멍을 찾아서
우왕좌왕 거리더니
한줄기 달빛을 잡었는지
어느순간
몸통의 크기가 부풀어오른다
커져가는 몸통의 적은 몸짓은
크기에 걸맞는 큰 움직임으로 변하니
그 움직임으로 산이 꿈틀거리고
초록을 덮어버린 검은 어둠이
제 생명 잃어버리고
희미한 곡선의 형태를 그려주더니
맨발에 마당에 털썩앉아
북채잡은 여인네가
소리혼을 불러들였는지
아둔한 북살의 팽팽함과
몸통의 쇠붙이들이
북채의 몸놀림에 온갖 비명을 지르고
그 여인네는
온몸으로 북을 감싸고
그가 지르는 비명에 맞추어
진혼제를 치를때 풀어내었던
살풀이 춤놀이를
온몸으로 토해낸다
그 몸놀림과 소리놀림에
하늘과 땅과 사이의 모든것이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광채를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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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요가와 차를 좋아하는
지인이 지어놓은 황토집을 세상사람들에 알린다는
초대를 받아서 아는길 모르는 길 물어서 찾아갔더니
옴팍한 초록물들인 산을 품고 있고 있는
덩그렇게 누런황토집이 버티고 있었다
덕석만한 돌덩이 가져다가 차탁만들어 놓고
흩트러 놓듯이 꽃과 나무들을 배열시켜놓고
무질서 인것 처럼 가리어놓고
한걸음 한걸음 걸으면서 그들을 스치고 나니
이것을 무질서가 아니고
모든이를 압도하는 완전한 질서를
500여평의 집에 배열시켜 놓은것이었다
곳곳에서 독특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모여서
다섯여시간 동안 풀어놓은
각본없는 풀이마당에는
너울거리 떠나가는 석양도
교체하는 어둠과 밝음도
먹구름에 덮였다 놀라 깨어난 반달도
뒤늦게 뛰어온 어둠도
초대장을 받았는지 한자리에 모였다.
창을 하시는 소리꾼의 흥돋꿈의 시작으로
동서양의 소리를 북하나로
모든가락을 맞추어주니
춤꾼은 춤을 추고,노래꾼은 노래하고
신명이 나니 남녀노소 어울리어
덕석을 가운데 두고
애들처럼 손잡고 빙빙도는 동심도 만들었다
놀이마당에 참여하기 보다는
듣는것만 익숙했는데
이제는 거기에 참여하는 방법과
개인기를 하나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야무진(?)욕심이 생기는데
아직은 어림없는 소리인것 같다
노래차례가 되니
나의 구세주 신랑이 자리를 피한다
홀로서기를 해야지
언제까지 자기을 의지해서
나약해 질거냐고...
배신자~~~~
맞다
판을 뒤집더 라도
오늘은 나 혼자 하리라
듣는 사람들은 괴로워도
열심히 불렀다..ㅎㅎ
어제 흔들어놓은 소리가
아직도 거기에 있을련지~~~
아직도 그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음악은 최소리의 "격외선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