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변하면은
친정집의 천여평의 너른마당과 텃밭에 펼쳐있는
그림같은 광경이 스치듯이 지나갑니다
찬바람이 물러날것 같다고 생각하면
감나무에 피는 감꽃~~
봄이 무르익으면
뒷터에 대나무밭 옆에 있는
딸기밭에 이슬머금고 있는
아직 영글지 않는 딸기들
처음에는 붉은딸기를 따다가
나중에는 살짝 붉은기만 해도
누가 따먹을새라 먼저 따먹었던 딸기~~
보리타작해 놓은 보리단위에
뒹굴어 떨어지는 새콤달콤한 노란살구~~
아침저녁으로 아무리 따먹어도
송알송알 달려있는 담장옆의 오디와
초록잎파리를 선명하게 만드는
장독대뒤에 빛깔 고운 붉은 앵두...
무심하게 서서 익어가는 하얀빛깔의 앵두...
해걸이로 열리는 자두열매
여름이 진해지면
살이 오르고 커지는
풋감의 감잎 비집고 나오는 소리
담장으로 손 올라오며
동네애들이 더 잘 먹는 무화과~~
가을이 성숙해지면
감들의 제몫찾기 경쟁
단감은 단맛을 내기 위함으로
덟은 감은 겨울위한 홍시되기 위함으로
단시감은 덟은맛을 덜어내기 위함으로
장두감은 풍만한 살을 찌기 위해서
충창시는 쫄깃함을 첨가하고
~~~
산위에 올라가도
우리집을 알려주는
암수 나란히 서있는 은행나무~~
붉은속 드러내고 웃고 있는
산석류와 단석류의 속살 부서지는 소리~~
사람들보다 곤충이 더 먹는
영글어 가는 포도송이
앵두나무에 덩쿨 걸고 사는
풍성한 산포도의 열매들~~
8남매의 아들,딸들의 친구들의
놀이터이고 먹거리 제공처여서
몰래 뒷문으로 들어와서
놀고 가도 모르는 친정집을
지금도 만나는 친구들 언니,오빠,동생들이
그집 그대로 있냐고 물어보지만
그때와 많이 변해서
부모님은 멀리 소풍가시고
비올때 동네애들 놀았던 우산각은 무너지고
샘님하시는 오빠네의 단촐한 식구가
한옥집 네귀퉁이에 달려있는 풍경소리는
여전히 옛생각을 나게하는
큰집을 지키고 계신다
어릴때의 추억은
아련하게 떠오르는 온통 먹는것 투성~~~
*한보리 시. 곡 / 허설 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