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석가탄신일
아침 일찍 준비하여 한번도 간적 없는
동네사는 시인인 샘님 가족이 다니시는 절을 따라 갔습니다
차거운 바람끝에 실려 상큼한 바람도 코끝을 간지럽히고~~
혹시 많은 신도들이 오시면
주차장이 좁을 것 같아서
마을 공터에 주차를 하고
가파른 산길을 등산하듯이 오르면서
새빨간 뱀딸기도 만져보고
아직 새파란 복분자도 튕겨보고
진달래꽃색 립스틱 바르고
살랑거리는 엉겅퀴의 요염함에 눈을 흘겨보고
개구리소리에 화음도 넣어주고
영글어 가는 도토리에 기도 불어 넣어주고...
가뿐숨 몰아쉬며 위를 쳐다보니
산모퉁이 살짝 보이면서 기세좋게 버티고 서서
고생했다고 호탕하게 웃음짓고 있을 것 같은
암자가 부처님의 형상처럼 보이는 듯 하다
법당에가서 서툰 솜씨로 부처님께 절을 하고
차좋아하고 요가를 하시는
맑은 얼굴을 가지신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사이버에서 만난 분들과 상면을 하였다
부처님 오신날을 봉축하며
정성스럽게 올린 예불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배우기 위해 모인
온 신도들이 올린 간절한 소망을
부처님의 널다란 자비의 손길로 이루어 주실것이다
예불을 마치고
널직한 네모칸 다실황토방에 장작불을 모았는지
따끈따끈한 구들에서 오는 온기가
처음이어서 쑥쓰러운 마음을 푸근하게 녹여준다
방바닥에 놓인 비빔밥을 감사히 먹고
자박자박 내리는 빗방울 피해서
지붕만 있는 공방의 나무위에서 군데군데 앉아서
판소리 공부를 하는 중학생의 소리판이 벌어졌는데
그 소리는 산 중턱의 산천이 깜짝 놀라 부르르 터는 것 처럼
빗방울이 굵어져서 세찬 비바람으로 변해진다
자연스레 엮어지는 판을
다실로 옮겨서 둘레둘레 앉아서 끼토해내는 시간이 되었다
키타치고 부르는 중년남자 신도의
"부용산"이 울려 퍼질때 온 방안은 눈감고 명상하는 시간으로 변했고
한하운 시인의 "황톳길"을 부를때
소록도 가는 길이 연상되어서인지 분위기는 숙연해지고
소리통의 파음이 온 몸으로 직접 전해오는 음악샘의 가곡과
학처럼 춤을 추는 태극무~~
동네 보살님의 끊어질듯 이어지는 살아온날이 아깝다고
토해내는 유행가 가사가 가슴에 와닿고
노래 못한 내 대신 불러준 혼을 넣어 불러주는 우리신랑
시낭송을 해주신 시인샘의 애끓는 목소리~~
스님의 가곡 "고향"이 절정을 이루어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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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동안
주룩주룩 내리는 빗줄기는
판에 끼었는지 기세도 꺽고 사라져 버렸다
많은 신도들에게 정성스럽게 차를 우려서
두손으로만 들 수 있는 자비의 용량
多人用 茶器인 다관과 숙우가 등장해서
온 사람들에게 차향과 함께 행복도
찻잔에 골고루 나누어 주셨다
절집에만 어울리는 多人用 茶器~~~~
오늘의 행복정점은
스님께서 주신 쑥차 한봉지 ~~
늦은밤
노란 돗나물꽃을 꺽어놓고
쑥차향과 함께 하기 위하여
물끓는 소리를 기다리며 쌓았던 기억을 끄집어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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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의 "부용산".....................
부용산 산허리에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 사이 사이로 회오리바람 타고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너만 가고 말았구나
피어나지 못한 채 붉은 장미는 시들었구나
부용산 산허리에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