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벗 ------------
..............................김현옥...
처음에는 쓰고 떨떠듬하더니
자주 만날수록 단맛 우러나
맑은 대쑥만 봐도 찻잎향기
찬바람 눈서리 품어
긴 겨울 푸른잎에 옹쟁이더니
곡우날 새로 내민 어린 잎
새롬새롬 향기롭다
혼자서도 한 잔.
친구와도 한 잔
얼은 가슴 녹인데도
茶 한잔
물끓여 차 우려냄이
마음속 별 빛 응시하는
살풀이 춤이런가
찻물 푸르게 배어갈 수록
빛을 향해 일어서는 마음
어둠 밀치고 앉아
새벽 향기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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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찬바람 눈서리 품고
따사로운 봄햇살 품어
곡우때를 맞추어
봉긋이 고개 내민
여리디 여린 야생 찻잎을
작은바구니로 가득 따서
작은 찻잎이라도 날아갈 새라
대바구니에 곱게 씻어 물기를 털었다
멍석대신 대바구니와
삼베를 준비하고
삶아서 준비해 놓은 장갑을 끼고
무쇠솥에 불을 지펴 찬물 떨어뜨렸더니
물방울이 데구르르~~~똑~~
찻잎부어 덖고 비비기를 여러번
그 향기가 온 집안을 흔들어 놓는다
차벗을 불러
주룩주룩 비내리는 창가에
비바람도 들여놓았더니
연두빛,초록빛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베란다의 푸른 나무들에게 현란한 춤사위를 강요한다
물익는 소리와 빗소리를 반주삼아
마음 설레이면서 기다리다가
익은 물에과 찻잎 품은
다관뚜겅을 살짝열어 숨을 들여마시니
차향이 코를 통해 온몸으로
휘감고 와닿는 아찔한 환희~~
그 순간 난 신선이었습니다
노래꾼 김두수의 "귀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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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위 시는 아침 저녁 만나는 시인이자
국어샘님의 시집에서 발췌한 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