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쌍조차(無我雙照茶)
무심히 빈 찻잔을 보며
본디 없었던 차맛을 보자
빈 마을에서 사람 찾듯이
거울 비추듯 나를 찾아보자
찾을 수 없는 나라면 그대로 두세
차맛 보는 나를 돌아 보세
빈 마을 나와 사람 찾게 한 그 놈 살펴보듯이
거울 비추듯 바라보는 자를 자세히 보자
보는 자도 찾을 수 없어 주인과 객이 모두 사라져
무아차 경지라
보이던 경계 사라지고 보는 자도 비었네
두 거울 서로 비추니 그 사이 한 물건도 없네
무아(無我)라도 구경(究竟)의 경지 아니라네
백척간두(百尺竿頭) 진일보(進一步)라
두 거울 속 비어 있어 허공같으나
허공에 비친 햇빛처럼 햇살만 가득하네
본성은 비어 있으나
스스로 신령하게 비추어 아나니
쌍조차의 경계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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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홍매화 꽃을 꺽어서
부서질새라 고이 가져다가
년다갈색 다관에
녹차를 우려내어
찻잔에 부어놓고
홍매화 꽃잎을 띄워 마시니
연두빛깔 찻물에
담겨있는 신비스런
붉은 기운이
온몸으로 퍼짐을 느끼면서
눈을 감으니
얼마전 보았던
추위에 꽃망울 움추린
섬진강변 청매화꽃들이
선하게 눈에 다가온다
하루중 여러번의 행복중에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하다
책꽂이 한켠 치우고 놓아둔
황토물 담은 다포위의
빈 찻잔이 눈에 들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