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둘이서만 여행을 떠나자는 신랑의 말에
애들 떼어놓고 하는 여행을 아직까지 하지 않아서
많이 망서리다가
비위 맞춘다는 심정으로
애들은 언니집에 맞겨놓고
삼천포를 향해서 떠났습니다
늦은 출발이었기에
삼천포를 들어가는 직선도로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네온사인과 어둔 건물을 뒤덮는
석양놀을의 마중을 받으면서
시내지리 익히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횟집과 포장마차에서 부른배를
노래방에서 소화시키기로 하고
멍석깔아주면 쇼를 하고
안 깔아주면 손수 깔아서 쇼를 하는
신랑의 리사이틀을 혼자서 관중이 되어서
박수를 쳐주어 보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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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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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이글거리는 태양을 토해내는
일출의 바다향연도 보고
남해로 연결되는 연육교를 타고서
남해의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남해대교 밑에서 배에서 내리고 있는 굴을
대형바구니채 사서 트렁크에 실고서
남해상주해수욕장에서
영화의 한장면처럼
모래에 이름 새겨놓고
뛰어가는 모습 사진네 남기고
사진찍은 안 간지러운 일도 하고
하동을 지나오다가
토지에 나오는 최참판댁에 방문하여
별당아씨 방문도 열어보고
별당아씨되어서 차탁에도 앉아보고
최치수가 놀았던 정각도 앉아보고
울신랑 최치수처럼 차거운 인상으로
연기하는 사진도 남기면서
화개장터에서
제첩국도 먹고 다기도 사고 다구소품들도 사서
섬진강 구비구비 돌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제처럼 노을이 반기는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니
우리애들 목을 감싸고
다음에는 꼭 같이 데려가 달라면서
울먹이며 사랑한다고 안아주고 뽀뽀를 받으니
조금은 양심이 찔립니다
뒷자석의 재잘거림을 들으면서
여행을 다니는 것에 익숙하다가
결혼후에 딸낳고 일년만에 설악산에 가고
그 뒤 처음으로 둘이서만 떠나는것이 두려웠지만
챙겨 주기 좋아하는 신랑의 배려를
애들 둘이랑 셋이서 나누어 받다가
혼자서만 몽땅 받으며 여왕처럼 군림하면서
이틀동안 여행한 기분 괜찮았다
신혼도 아니면서
신혼여행을 갔는데
이 행복여운이 오래갈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