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를 뵙고...
기본 주제방 2004/07/19 10:54   http://blog.azoomma.com/cho2000/144710
토요일 이른 아침에
남동생이 집에 왔다...
막바지 장마비는 앞이 잘 안보일 만큼 쏟아지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경유해서 서해대교를 바로지나
옛날 국도로 들어서지만 차가 마주오면 동생도 나도 올케도
걱정이 앞선다......계속 물탕이 좌~~악~~철썩~쏴아아~~
질바닥 괸물이 바퀴가 지나가면서 물보라 대단하다
(우리 고향에선 길거리/길바닥을 질거리/질바닥이라 한다)
 
혼자사시는 집에 유난히 꽃들이 만발해 있다
능소화에 여름 코스모스 울타리엔 넝쿨장미,
나팔꽃이...채송화, 봉숭화, 백일홍, 멘드라미등등
혼자 사시며 소일거리로 키우시는가 보다
 
친정집에 도착하니 아직 조용하다
옛날 같으면 굴뚝에 아침 연기가 모락모락 솟아 오르는데
요즘의 시골 풍경도 완전히 바뀌었다
가스렌지를 사용하고 보일러로 난방을 한다
화장실도 퍼세식에서 수세식으로 바뀌고...
 
어찌보면 도회지보다 생활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
그야 당연히 사는 정도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쇠족을 사가지고 갔다
우선 핏물을 빼고 큰 솥에에다 고으기 시작했다
조금있으니 동생 언니들이 도착한다
다큰 아이들도 댈고 왔다
이모 안녕.....하며 정적이 감돌던 집에 갑자기
사람사는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고 아침을 준비 하면서
있는 그대로 시골 반찬으로 열심히 만들어 아침을 치뤘다
 
식사중에 우리 엄마는 내내 못자시며
자식들 얼굴만 바라보시고
자꾸 천정을 바라 보신다.....
아마 이리 생각 하시나 보다
너희들이 이제 육십중반에 오십초들이니 내 이만큼 살아온게
참 감사하고 고마우신 모양이다
엄마의 얼굴엔 깊은 인생 계급장이 너무 선연하다
머리카락은 희다 못해 노랗게 바래지셨다
 
모두들 아침을 마치고 .....
친정집 옆에는 밭이 있다
참외, 수박, 옥수수, 참깨, 들깨, 콩, 푸성귀등을 많이도 심으셨다
비닐 하우스 내엔 고추가 무럭무럭 자라며 탐스러운 것들이
많이도 매달려 있다
옥수수는 아직 안 영글어 못따고.....
참외는 이제 약간 노릿하다
시골 노지참외는 약간 덜 익었어도 참 맛이 있다
 
우린 수덕사로 향했다
가야산 국립 공원이라서 입장료를 내고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어릴적 소풍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와 지금의 나.....벌써 쉰 여섯...큰언니 예순여섯
엉금엉금 걸어 올라가 법당에 예불들하고 주위 들러보며
우린 절 입구로 내려와 산채 비빕밥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으며
한결같이 엄마 겨드랑에 팔을 껴고 함께 걸었다
 
덕산온천....
엄마는 이제 뼈만 앙상 하시다
몸을 고루 닦아 드리는데 너무 안쓰러 눈물이 다 난다
어디 힘껏 밀어드릴 수가 없다....
나이 많이 드시면 다 이러신가....
시어머님은 통통하셔서 씻겨드릴때 오히려 내가 힘들었는데
친정엄마는 아플까봐서 살살 문질러 드려야만 했다
 
토요일 일요일 엄마는 별말씀 없었지만
너무 행복 하셨나...?
아님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자주 찾아 뵈야하는데 나두 불효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