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감꽃이 궁금하다
감꽃을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
책을 읽다보면 감꽃으로 목걸이를 만들었다던가...
감꽃잎을 먹었다던가 하는 구절이 나오고 그때마다 잠깐씩
감꽃이 어떻게 생겼더라 잠시 궁금해 하고..그리고 다시 잊어 버리고..
그러다가 감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던 마음까지 잊고 살았는데
어느날 문득 감꽃이 너무나 궁금해 졌고 감꽃을 먹어 보고 싶기도 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자란곳은 감나무가 없었던것 같았다.
또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릴때 종갓집이던 큰댁의 뒤란에서 많이 놀았는데
그때 놀았던 곳이 커다란 감나무 아래였던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감꽃을 본 기억은 없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아파트 화단에도 감나무가 있는데...
주황색의 감들이 주렁주렁 열린것은 보았는데 감꽃을 본 기억은 없다
어느 봄날 문득 생각나서 살펴본 감나무에 감꽃이 보이는듯도 싶었는데
감꽃이 감꼭지하고 너무 비슷해서 잘 안보였던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자세히 못본거 같았고...
그리고 문득 나는 다시 감꽃이 궁금해 졌다.
이번엔 정말로 자세히 잘 보고 싶었다.
감꽃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졌다.
그런데 이미 늦어서 감꽃이 다 진것 같기도 하고...
아직 안핀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아마도 감꽃을 카메라에 담을 기회를 이번엔 놓친듯 싶기도 하다.
내가 놓친게...내가 못본게 어디 감꽃 뿐이겠는가?...
뭐든지 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면....
자세히 잘 볼 수 있다면...
그런데 자세히 잘 봐도 볼 수 없는것은 또 얼마나 많을까?
그래서 소중한 것들을 또 얼마나 많이 잃은줄도 모르고 잃고 있을까?
감꽃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 마음이 안타깝고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데...그렇지만
내년봄에도 감꽃은 또 피니까......아쉬운 마음을 조금은 달래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