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같이 따뜻한 겨울날이 싫증 나려고 했다.
코끝이 찡할 정도의 상쾌한 느낌의 겨울도 그리웠다.
길가에 간간히 피어있는 개나리도 걱정되고 산에 갔다가 우연히 보게된 진달래꽃도
걱정되고...
봄인줄 알고 저리 이쁘게 피었는데 갑자기 추워져서 얼게 되면 어쩌나
안타깝기도 했다.
봄같이 따뜻해도 겨울은 겨울이라 커피가 아닌 따뜻한 달콤한 차가 많이 생각나고
제일 만만한 유자차를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겨울동안 마시려고 산 유자차가
바닥이 나고 말았다.
나보다 한살 많은 언니는 자랄때의 기억으론 나에게 뭘 양보한적이 없었던거 같다.
주위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언니는 깍쟁이 소리를 많이 들었던거 같고
나는 어리숙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거 같다.
연년생이었지만 별로 싸우지도 않았고 언제나 항상 언니라고 불렀지 이름을 부른적도
없었다.
친구들 말로는 연년생 언니하고 싸우지 않았다는건 동생이 착해서라나...ㅎㅎ
언니한테 덤비지를 않아서 그랬을 거라고 했다.
오히려 나보다 4살 어린 남동생하고는 치고박고 육탄전까지 벌이면서 싸운 기억은
있다.(그건 누나를 얕보고 덤비는 동생을 참지 못해서 였는지도..ㅎㅎ)
그렇게 야무지고 깍쟁이인 언니는 결혼 해서도 살림도 그렇게 야무지게
잘하는거 같았다.
대충대충 꼼꼼하지 못한 나하고는 다르게 정리정돈도 잘했고...
피자도 빵도 잘 만들어서 불러서 먹이기를 좋아 했다.
때론 감자탕도 만들어서 불렀고 고추를 삭인다거나 짠지를 담근다거나..
그런걸 만들어서 꼭 조금이라도 챙겨서 주곤 했다.
겨울이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유자차를 다 먹어 버렸네... 했더니
꼼꼼한 성격답게 야무지게 담근 유자차,대추차,모과차를 챙겨준 언니때문에
추운 겨울날 더 달콤하게 맛있는 따뜻한 차를 마실수 있게 되었고
마음으로 엄청 부자가 된 듯한 느낌에 행복해 졌다.
추운 겨울날 저하고 따뜻한 차 한잔 하실래요?.....
유자차, 모과차, 대추차.....뭘 드릴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