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녀석이 무거운 군화소릴 뚜벅이며 돌아왔다.
재작년 이맘때
논산 훈련소에서 운동장으로 뛰어가던 뒷모습이 어찌나 쓸쓸해
보였던지
주위 시선 무시하고 흘러내리던 실개천 같던 눈물을
흘리게 했던 녀석이
생전 가보지도 못한 강원도 홍천에서의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보무도 당당히 집안으로 들어섰다.
그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고된
훈련을 통해 가족애와
애국정신을 쌓아갔을 것이며,
밤새 잠도 못자고 행군을 할때는
왜 이고생을 해야하나 한심스러웠을 것이다.
아직도 군 부대 특히 전방에 떨어져 있는 부대들은
시설면에서 열악하다.
좋은 환경에서 살던 아이들이 갑자기
60년대 같은 막사 시설과
상수도 시설이 되어있지 않아서
비만 오면
물이 나오지 않아
번개가 번쩍이는 운동장에서 천연 목욕을 해야 했다고 하니
얼마나 기가 막혔겠는가!
거기다 겨울이면
엄동설한에 시달려야 했고
훈련중 동기들이 사고로 죽어나가는
생전 겪어보지도 못한 참담한 광경을 목격해야 했던 그 심정을
어찌 표현하랴.
아픈만큼 성숙해 진다는 말처럼
괴로운것들을 삭이며
나름대로 인생공부를 했을것이다.
그래서 그전의 그 모습보다
훨씬 성숙하고
늠름하고 폭 넓은 마음을 한 보따리 안고왔다.
역시 군은
나약한 사나이들을
굳센 사나이로 만드는 훈련장이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군은 꼭 가봐야할 그 무엇이
무궁무진하게 담겨있다.
이담에 "나 군대 있을땐 어땠는데" 하며
사나이들 끼리 나눌수있는 화제를 가슴과 머리에 가득 가득
담아왔으니 얼마나 큰 결실이랴!
건강하게 돌아와 줘서 오히려 내가 국가에 고맙다.
아들아!
세상을 살면서
힘이들때마다 군에서 배운 끈기와 인내로
견디며 새로운 삶의 향연을 펼쳐보렴.
너무 너무 수고했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