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우루루 불더니
개나리가 담장 너머로 헝클어진 머릴
휘리릭 풀어놓았다.
노란 물감의
빗어본적 없는 머리칼이 부끄러운지
초록 모자를 쓰고 개나리는 금방 지나가버렸다.
점점 닳아져서
오래된 신발창 같은
속절없는 세월.
아! 이 화창한 봄날도
이제는 끄트머리,
개나리, 진달래 대신
흐드러지게 피어난 사피니아가
가려는 봄날을 그나마 붙잡고 있구나!
꼭꼭 붙잡고 놓아주지 말것을
어이하여
끈을 놓아버렸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