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들어 그가 부쩍 술단지를 안듯 휘청이며 들어오기 일쑤다.
그것도 새벽에...
곱지않은 내 시선을 검색한 그가
비즈니스 어쩌구 설명에 들어간다.
햐 ! 참!
24년이란 긴 결혼생활 속에서 늘 그는 교장선생님이었고
나는 늘 불량학생이었다.
그가 훈시를 시작하면
나는 어김없이 조용히 앉아서 교장선생님의 세상사를 들어줘야만 했다.
거기다 대고 이러구 저러구 반박을 한다든가
듣기싫어하면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지곤했다.
아이들도 앉혀놓고 긴 시간
구구절절 설명을 들으라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도망칠
그 지루하고 재미없는 설교를 24년이나 들어야만했다.
오죽하면 나는 그에게
"전생에 혹시 목사님 아니었어?"
"자기는 직업을 잘못 선택했어
변호사나 목사님이나
주로 설득하고 설교하는 직업을 선택했어야 하는데 말야"
이러고 내 답답하고 지긋 지긋한 그 경청에 대한
괴로움을 꼬집곤했다.
그런데 아직도 여전히 그 버릇은 고쳐지지 않고
자신이 잘못했든 잘했든 긴 긴 설명은 이어지고 있다.
무엇이든 자기말에 반론을 제기하면 안되는거다.
이렇게 속앓이를 하며 살아온 세월 그 세월속엔
한숨이며 눈물이 어지간히 녹아있다.
이렇게 내 속앓이는 소리없이 계속되는데,
그와 동부인을 하고 어딜 가면 세상에서 내가 젤루 행복한 공주로 취급받는다.
이래서 부부는 살아봐야 안다.
제 아무리 겉은 번듯해도 다 나름대로 고민이 조금씩 있을것이다.
이 고민을 어떻게 희석시켜서 알콩 달콩 살아가느냐가 문제인데,
그게 쉽지않아 나는 오늘도 속병을 앓고있다.
술만 취하면 "이리와봐" 이것으로 시작된 그의 장맛비같은
설교를 어떻게 모면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휴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