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드뎌 16강을 향한 열전이 있었다.
너도 나도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한결같이 붉은 티셔츠에 두건에
도깨비 머리띠에 형광 방망이들을 들고
모여들기 시작했다.
도대체 450g도 채 안된다는 축구공 하나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모여들게 만드는 응집력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새삼 재삼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했다.

키작은 이 여자는 많은 인파속에 묻혀 앞이 보이지 않아
틈새로 거북이 고개를 만들었더니
오늘 이시간까지 턱 근육이 아프다.
거기다 차분하던 사람이
어디서 그리 고함이 터져나오던지
내가 생각해도 놀랍고 우습다.

볼이 우리진영으로 몰려올때의 긴장감, 초조감, 불안감
볼이 적진으로 뚫고 들어갈때의 통쾌, 명쾌, 상쾌,
모든 희로애락이 볼속에 함축되어
사람들을 소리지르게 만들고 웃게 만들고 흥분하게 만드는 묘한 마력때문에
사람들은 멀티비젼 앞으로 앞으로 집결을 서둘렀나보다.

전세계인들을 하나로 묶어놓고
자국을 응원하느라 일도 잠도 들떠있는 이 지구촌 축제가
지나면 다시 평온으로 돌아와 차분히 일상을 헤엄쳐 가리라.
영광의 그날을 위해
땀흘리고 눈물 흘렸을 선수들이여!
이 아찔하고 숨막히는 시간을 위해서 용광로에
담금질했을 그대들의 투혼을
승리의 기쁨으로 열매맺으라.
오 ~~ 필승 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