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첫 휴가
마음이 머무는곳 2006/02/10 15:28   http://blog.azoomma.com/byulo222/218442

 


아들이 입대한지 엊그제 같더니
벌써 첫휴가를 다녀갔다.

 

이등병 작대기 하날 달랑 달고서 묵직한  군화와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군에서의 첫 나들이를 나온것이다.

 

첫날은 용인에서 홀로 사시는 친할머님께 들러 하룻밤을 자고
그 이튿날 저녁 일곱시가 되어서야 들어서는 아들에게 현관에서
문을열고 섰다가 엘리베이터를 내리는 순간

 

"아이구 이눔아 이제오면 어쩌냐
 엄마 눈 빠지는줄 알았다"

 

반가움에 어깨를 한대 때리니
싱글 싱글 말없이 웃기만 하는 아들녀석과
우리 모자는 100일만에 상봉을 했다.

 

군에가기 전엔 말랐던 아이가 3kg이나 살이 쪘다며
뽀애진 얼굴을 보니 그래도 마음이 조금은 놓인다.

 

강원도 홍천
추울때는 영화 45도까지 내려간다는
그곳에서 동장군과 싸우며 훈련을 받고있는 아들녀석의 군복을 세탁하려고
벗기니 내복,속옷 그리고 겉옷
상의는 두툼한 누빔속옷까지 겹쳐입고 있었다.

 

그래두 밤엔 추워서 근육이 마비되는것 같다니
찜찔방처럼 뜨끈 뜨끈 더워서 반팔차림으로 사는 내가 부끄럽고
민망스럽다.

 

거기다 찬물로 그 뻣뻣하고 두꺼운 군복을 손수 빨래를해서
너는데 동태처럼 금방 얼어서 며칠이고 마르질 않는단다.


예전의 내 어린시절 그 시절이 현대 군대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세탁기가 사치라고 한다면 탈수기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앙갚음을 하듯이 건조까지 시켜서 뽀송뽀송 말려 아들방에 갖다 놓으며,
그렇다고 사줄수도 없고 어찌하나 안타깝기만하다.

 

4박5일 동안 친구들 만나러 다니다 가족들과 오붓한 자리도
마련하지 못한채,오늘 아침만 먹고 떠난 아들의 흔적에
가슴이 시리다.

 

버스타는곳까지 바래다주며, 냉정하게 떠나버리는 버스에대고
연실 힘찬 손짓을 해대고 섰는 엄마라는 자리.

 

돌아서서 먼산을 바라보는 눈에 벌써 스멀 스멀 뜨거운 액체가 고이다가
깜빡 깜빡 움직일때마다 주루루  흘러떨어진다.

 

아들아 !!
춥고 힘들어도 꾹 참고 견뎌봐.
니네들의 그 고단한 수고가 있기에
우리들이 달콤한 단잠을 잘수 있지 않느냐.

 

고맙고 감사하다.
전역의 그날까지 그저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만 하여라.

 

(엄마 맛있는거 사 잡수시라고 시댁에서 타온 용돈을 그대로 놓고간
아들을 생각하며 글을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