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곰과 여우가 함께 살고 있지요. 불곰은 뚱뚱하고 게을러서 걸음걸이도 어슬렁 어슬렁 느리게 걸었지만 여우는 몸도 날렵하고 잽싸서 언제나 불곰을 앞장섰답니다. 불곰은 매사를 여우에게 맡기고 하는일이 없었습니다. 여우는 불곰을 골려줄 생각을 했습니다. "자기야 나 아파 죽겠다. 얼른 약 사가지고 들어와 아무래두 몸살이 나려나봐" 불곰이 겨우 쌍화탕 두개를 사들고와서 호주머니에서 꺼내며 호들갑입니다. "어휴 뜨거워 어휴 뜨거" "아휴, 나 아무래도 몸살이 크게 나려나봐 으실 으실 춥고 머리 아프고 있잖어 슈퍼가서 미역좀 사다가 한번 끓여봐 그게 왜 그리 먹구싶어?" 불곰은 아무것도 할줄 모르고 움직이기도 싫어했지만 생전처음 끓여 달라는 여우의 요청을 거절하기가 그랬겠지요. 겨우 겨우 어슬렁 거리며 끓여낸 미역국은 왜 그리 짜고 느끼하고 맛이없는지..... " 나 오렌지도 먹구싶구 호떡두 먹구싶구 과자도 먹구싶고 그리고 시원한 배추 꼬랭이두 먹구싶다 응?" " 햐 참" 그깐 주문에 불곰 화가 나려는지 슬금 슬금 자리를 피하려 합니다. 이때를 놓치면 안됩니다. 끙끙 끙 끙 머리짚고 눈빛도 흐리게 흐리게 연출하고 신음소릴 한 옥타브 올립니다. "얼른 사와 ~~ 나 정말 죽겠어어 기운없어서" 불곰 또 어슬렁 거리며 나갑니다. "햐 , 시켜먹는 재미도 쏠쏠한데 ㅎㅎ" 불곰이 부스럭 거리며 들어오는 소리에 신음소리 신이납니다. 가끔은 가끔은 불곰을 시켜 먹어야 겠습니다. 그리고 마구 마구 응석을 부리면서 평소에 해주기만 하느라 불어터진 심술을 은근슬쩍 써먹어야 겠습니다. 홍홍홍 애교섞인 웃음에 넘어가지 않을 불곰 있을런지 넘어가지 않은 불곰은 여우를 사랑하지 않는 무신경한 불곰입니다. 이렇게 불곰과 여우는 아웅다웅 싸우기도 하고 알콩 달콩 즐기기도 하면서 상생의 길을 걷는거겠지요. 불곰들아 가능한 가능한 여우들을 힘들게 하면 안돼. 여우의 가슴속 깊은 주머니엔 불곰의 성적표대로 앙갚음 하고 싶은 심보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돼. 이구 이눔의 남편 늙으면 봐라 늙을날만 기다리며 바늘끝 감추고 있는것두 다 성적표가 나쁘게 나타나기 때문이란걸 그걸 알아야 된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