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채은선
하나 둘 기억들이 지워진다 맺힌 한들이 허물어 지며 억눌린 두려움들 슬슬 빠져나가 헐겁다 머리속이 맑고 깨끗하다 울며 견디는 고통들 다 잊어 버리도록 세상을 하얗게 해달라고 부르짖던 소원이 이루어 졌나 미움, 분노 조바심도 걱정도 없다 얽히고 섥힌 사연들 품고 가슴 치며 울고 살았는데 자고 일어나니 어제가 오늘인듯 홀연히 고요하고 착한 세상이다 보이지 않는 사다리 아래 버거운짐 내려놓는 억눌린 인격들의 소리없는 저항. 망연 자실한 세상의 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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