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자
채은선 시 2015/02/07 14:28   http://blog.azoomma.com/bomza/290640
 
대기자 

                채은선

팔순 넘은 어른들이
대합실에서 촛점 잃은 눈으로
시계를 응시하고 있다
손에는 작은 쪽지 하나씩 들고
시간에게 묻는다
나는 언제쯤 부를것 같은가
신의 계획은 아무도 몰라
한사람씩 한사람씩
안내글이 써 있지 않는 문으로
끌리듯 들어 간다
여행 가방도 없고
배웅하는 자손도 없이
대합실에서 고향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조부모와 그리운 부모님
형제들이 기다리고 있으련만
결코 즐거운 기차 여행이 아니다
망각으로 이어지는 
긴 이별 회한이 있을 뿐
잠시 꿈을 꾸고 깨어난듯
한 백년이 우습다



[시쓰는 사람들 1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