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채은선 시
2014/10/14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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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
채은선
그리움은 살을 찢는다
이 찢김을 위하여 정적이 필요했다
십년을 혼자 빈들로 나가
사계절 둥글게 몸을 굴렸더니
삭풍이 친구가 되고
얼음은 살갗을 두껍게 입혀
곰삭은 그리움은 단맛을 낸다
이름을 부르면 향기가 날아오고
고향을 떠올리면 저녁 숯내가 나서
혼자가 아니다
추억에서 손이 나오고
발자욱 소리가 난다
그리움이 살 안으로
들어가 봉합되어 입맞추며
삶의 맛을 알고,
현실을 관조하며 조율하게 된다
사진/김종환 작가